시중 은행들, 지역 중소기업을 도와줘라
시중 은행들, 지역 중소기업을 도와줘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1.0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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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까지 중소기업 대출의 90%는 시중은행, 10%는 국책은행을 통해서 이뤄졌다. 그러다가 9월 들어 미국발 금융위기가 덮치자 시중은행들은 8월까지 6조원 수준이었던 중기대출을 2조9천억원으로 대폭 줄였고 웬만한 중소기업 어음은 아예 받아 주질 않았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융권이 ‘자신의 앞가림’에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울산지역 경부 고속철 건설을 맡고 있는 시공사와 하청업체가 극심한 자금난으로 인해 인부들이 작업을 거부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고속철 건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시공사에서 발행한 어음할인이 9월부터 시중은행에서 전면 거부돼 자금회전이 안 되는 것이 주원인”이라고 한다. 이러다가 자칫 국책사업인 고속철 건설 공정차질은 물론이고 건설참여 시공사와 하청업체가 흑자도산 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엊그제 시중 은행장들을 만나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 흑자도산 하는 일이 없도록 신규대출을 늘려 달라고 주문했다. 또 정부는 지난 달 부터 은행이 해외에서 차입해 오는 외화에 대해 1천억 달러까지 3년 간 지급을 보증한다고 발표도 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1일 외화 유동성 위기에 빠져있는 시중은행들을 위해 45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모든 것은 중소기업 자금난 해결을 위해 국가가 지원 하는 것, 어쩌면 국민의 혈세로 은행의 부실을 막아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국내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이는 이 절대 절명의 순간에 ‘발등의 불’을 끈 은행들이 뒷짐을 지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대서야 말이 되는가.

평소에 중소기업 지원책, 기금조성 운운하던 은행들이 정작 필요할 때 외면하는 행태를 두고 ‘표리부동’이라고 한다. 고객의 대출조건 우선순위가 신뢰라면 금융권 또한 마찬가지다. 어려울 때 신뢰를 얻어둬야 상황이 반전됐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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