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피해자 지원제도,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성폭력피해자 지원제도,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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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몰카(=몰래카메라)’ 등 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 수단이 치밀하고 다양해지면서 이에 따른 피해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강간과 강제추행, 성희롱 등 성폭력 발생건수는 2010년 2만 375건에서 2014년 2만9천517건으로 4년 새 무려 77.7배나 증가했고, 특히 작년에는 3만 건을 훌쩍 넘어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처럼 성폭력 범죄는 꾸준히 늘어날 뿐더러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물의까지 일으켜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하는 중요한 과제의 하나로 손꼽힌다.

어느 케이블TV에서 지난해 3월까지 인기리에 방영한 ‘시그널’이란 드라마가 있었다. 이 드라마는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과 유사한 사건을 다루었고, 당시 경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피해자의 신원 노출, 성적 수치심 조장 등 피해자 인권침해 문제가 다시 조명을 받으면서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우리 경찰은 현재 이러한 과오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수사 방법을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성폭력 피해자의 보호와 치료 지원에도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 그 덕분에 성범죄 피해자들은 안심하고 경찰에게 도움을 청하여 지원과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우리 경찰은 피해자를 조사할 때 사건과 무관한 피해자의 개인적 성경험, 피해자의 평소 행실 등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언행을 극도로 삼가고 있다.

또한 수사 도중 피해자의 인적사항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수사 매뉴얼을 철저히 시행하여 수사에 따른 2차 피해를 근절하고 있다.

아울러 성범죄 피해자는 원스톱 지원센터, 해바라기 지원센터와 같은 성폭력 전문기관에서 여성경찰관의 조사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치료, 법률지원, 임시숙소 등 울산지방경찰청과 연계한 곳에서 사건 처리와 지원을 편리하게 받을 수 있다.

특히 대표적인 성폭력 피해자 보호 기관으로 꼽히는 ‘해바라기 지원센터(☎1899-3075)’는 전국에 37개소가 있다. 이곳에서는 24시간 응급 상담, 외상 치료, 증거 채취 등 의료 및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법률기관과의 연계로 피해자가 변호사에 의한 무료 법률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해바라기 지원센터는 365일 내내 여성경찰관이 파견되고 여성간호사·상담사가 24시간 상주하여 조사, 상담, 치료를 원스톱으로 해주는 곳이다.

또한 신속한 피해 회복과 권익 보호를 위해 피해자전담경찰관을 배치해 피해자에게 필요한 경제적·법률적·심리적 지원을 받게 해줄 뿐 아니라 전문지원단체와의 연계도 어렵잖게 해주고 있다. 이밖에도 피해자 임시숙소 제도를 도입하여 당장 머무를 곳이 없거나 의탁할 곳이 없는 피해자에게 단기간 임시숙소를 제공해 편히 머무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 밝혀진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는 뇌 조직을 손상시키므로 시간이 흐른다고 심적 외상이 저절로 나아지지는 않기 때문에 적절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통한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이처럼 성범죄 피해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피해자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충격을 받아 2차 피해에 취약해질 수 있으며, 수치심으로 인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범죄피해는 누구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인 만큼 혼자 고민하지 말고,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이러한 지원제도를 잘 활용하여 2차 피해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진흥 동부경찰서 전하지구대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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