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위기를 기회로 노사 화합해야
현대차, 위기를 기회로 노사 화합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0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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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2002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로 1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국내외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 감소했다. 특히 해외 판매가 9.3% 줄면서 전체 실적 하락세를 주도했는데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이 컸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한반도 사드 배치가 확정된 3월부터 끓어오르기 시작한 중국내 반한 정서에다 이를 이용한 경쟁사들의 악의적인 사드 마케팅, 중국 토종업체들의 ‘애국 마케팅’까지 더해지면서 현대차의 중국시장 판매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중국시장 판매 목표치 달성도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차를 할인해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자 중국 현지 현대차 딜러들이 생계를 위해 다른 자동차 회사로 이직하면서 기존의 판매망마저 무너지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중국뿐만이 아니라 미국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아 보인다. 상반기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줄었고, 지난 6월 미국시장 판매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3%나 감소했다.

현대차의 위기는 국가적으로도 달갑지 않은 소식임이 분명하다. 정치적 이슈로 촉발된 중국발 위기가 촉매로 작용해 현대차의 산업 기반을 무너뜨리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이 한반도에서 사드의 완전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태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의 사드 쥐어짜기에 희생양이 된 현대차로서는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기업이 직접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위기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미국, 가장 중요한 두 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한 원인은 본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은 단순해 보인다. ‘시장이 열광하는 다양한 신차 출시, 노사합심을 통한 경쟁력 향상과 체질개선’. 항상 회사에 대립각을 세웠던 노조도 이번만큼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회사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해법을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회사는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차종 개발에 힘쓰고, 노조는 시기적절하고 유연한 생산을 통해 고객들의 수요에 적극 부응하는 자세가 우선돼야 한다.

이번 기회에 노사가 함께 그동안 현대차의 경쟁력을 갉아먹은 요인들을 하나씩 제거하며 체질개선에 나선다면 사드 사태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위기의 파고를 조금 더 쉽게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사드 사태’를 활어차 속의 정어리 무리에 투입된 ‘메기’라고 생각해보자. 간헐적 스트레스가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듯 사드 사태가 현대차 노사의 생존본능을 자극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의 파업결렬 선언은 사태를 더욱 힘들게 한다.

현대차 노조는 6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수순에 들어갔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는 한편 오는 1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을 결의할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대내외적 사태와는 상관없이 파업수순에 들어가는 양상이다. 하지만 울산시민들의 바람은 이것이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대외적 시련을 극복해 나가자는데 함께하자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교섭다운 교섭을 해보지도 못한 채 금속노조 총파업 일정에 맞춰 결렬을 선언하고 사상 최대 파업을 벌여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현대차 노조, 이젠 철 지난 교섭 관행과 구태에서 벗어나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때도 되지 않았는가.

노사 어느 누가 잘잘못을 떠나 서로가 뜻을 합쳐 난국을 타개하는 게 가장 급선무라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는 사실을 노조는 귀담아 들어주길 바란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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