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교육연수원 동구 밖 이전 ‘가시권’
울산 교육연수원 동구 밖 이전 ‘가시권’
  • 이상길 기자
  • 승인 2017.06.22 23: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봉사, 두 번째 부지매각 거절… 교육청, 이전비용부족 극복 위해 적극 추진
울산교육연수원의 동구 밖 이전이 가시권에 접어들고 있다. 동구청이 복합문화공간 건립을 추진 중인 동구 화정동 옛 공설화장장 부지에 울산시교육청이 교육연수원도 같이 이전하자는 제안이 월봉사의 부지매각 거부로 제동이 걸리면서 원점재검토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시교육청이 이전 비용 문제로 내심 동구 밖으로의 이전을 원하고 있어 동구를 벗어난 교육연수원 이전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월봉사의 두 번째 부지매각 거절

시교육청은 22일 교육연수원의 옛 공설화장장 부지로의 이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월봉사 부지 매입이 사찰 측의 거절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앞서 시교육청은 옛 공설화장장 부지 내 사유지와 종교대지 등 1만1천290㎡를 확보한다는 조건으로 동구가 추진 중인 복합문화공간과 교육연수원의 동시건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지난 20일 종교대지 소유주인 월봉사 측으로부터 부지매각이 불가하다는 최종 회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지가 훼손될 경우 불자들의 수행 도량에 방해가 될 수 있는데다 종단과 신도들의 반대의견이 많아 어렵다는 게 월봉사 측의 설명이다.

월봉사 부지매입을 통한 교육연수원 이전은 지난 2014년 초 이미 한차례 추진됐으나 그 때도 사찰 측의 매각 거부로 무산됐다. 때문에 이번 옛 공설화장장으로의 이전 재추진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찌감치 점쳐졌다.

◇교육청의 이전비용 부족

대신 교육계 내부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전 실현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동구 밖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2012년말 시교육청과 동구청 간의 이전양해각서 체결 후 초기 주요 이전대상지로 거론됐던 옛 공설화장장 부지가 무산된 뒤 여러 군데의 이전대상지가 거론됐지만 시교육청이 결정을 내리지 못한 건 이전 비용부족 탓이다. 그 때문에 교육계 내부에서는 이전 비용을 줄이기 위해 북구나 울주군 등에 있는 폐교 부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시교육청이 예상하고 있는 총 이전비용은 대략 300억원 정도. 현재 동구 대왕암공원 내 위치한 교육연수원 부지보상비로 동구청으로부터 113억원을 받은 시교육청으로서는 200억원 정도의 추가 예산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방채만 2천500억원 가량의 빚을 지고 있는 시교육청 상황에서 재원마련은 쉽지 않다.

하지만 북구 강동중과 강동초 등의 폐교부지를 활용하면 최대 200억원까지 줄일 수 있어 실현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실제로 시교육청은 교육연수원 이전 관련 원전재검토 방침을 발표하는 21일 브리핑에서도 동구 밖 폐교부지로의 이전 희망을 강하게 시사했다.

시교육청 이상만 학생수용팀장은 “현 교육연수원 위치는 대왕암공원의 중요한 입지로서 연수원 이전에 앞서 울산시와 동구가 추진 중인 대왕암공원 조성 계획이라는 더욱 큰 그림에 맞게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따라서 우리 교육청의 재정여건을 감안해 현실성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구나 울주군 등에 있는 폐교부지를 활용하면 이전하는데 최소 100억 이상을 줄일 수 있어 적극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하지만 그 전에 지역 교육가족에 대한 설문조사를 먼저 거쳐 다수의 교육가족들이 만족할 수 있는 장소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가족 설문조사와 동구청 반응

교육연수원 이전과 관련해 지역 교육가족에 대한 설문조사는 지난 5대(2010~2014년) 울산시의회에서도 이미 한 차례 진행됐었다. 당시 교육위원회는 이전 대상지와 관련해 동구 옛 공설화장장 부지, 중구 동중학교 폐교부지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중구 동중학교 폐교부지가 8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현재 동중학교 폐교부지에는 학생청소년교육문화회관이 건립되고 있다. 비록 그 때는 울산대교와 염포산터널 개통 전으로 접근성이라는 큰 변수가 있었지만 동구의 경우 여전히 심리적인 거리라는 게 존재해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동구 내로 이전하자는 의견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교육청은 교육연수원 이전과 관련해 △7월 교육가족 설문조사 △8월 대상지 확정 및 세부추진 계획 변경 △9월 부지매입 관련 사용승낙서 징구를 거친 뒤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부지매입 및 시설결정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설계와 시공을 거쳐 오는 2019년 12월까지 이전을 모두 완료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하지만 동구청은 교육연수원의 동구 밖 이전에 대해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동구청 한 관계자는 “현 김복만 교육감이 공약으로 이미 약속한 내용이고, 공공기관이 부족한 동구인 만큼 지역균형발전 차원도 고려돼야 한다”며 “연수원은 동구 내로 이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동구 대왕암공원 내에 있는 교육연수원은 2008년 동구가 대왕암공원 조성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전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동구는 공원 내 노른자위 땅에 있는 연수원을 이전시킨 뒤 유스호스텔 등을 건립해 체류형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상길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