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쩍 갈라진 울산 논바닥...바짝 타 들어간 農心
쩍쩍 갈라진 울산 논바닥...바짝 타 들어간 農心
  • 강은정 기자
  • 승인 2017.06.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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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처, 가뭄 당분간 지속
▲ 18일 울산지역에 가뭄이 계속되면서 남구 신두왕로 들녘의 논바닥이 거북이등처럼 갈라져 있다. 개울물과 관정의 물까지 말라 남구청이 살수차를 동원해 목타는 논에 물을 뿌리는 등 천수답 벼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동석 기자
유례없는 가뭄이 지속되면서 울산 들녘도 타들어가고 있다. 모내기를 해야 할 논은 물이 없어 갈라져 있고,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 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농민들은 속을 태우고 있다.

지난 17일 남구 두왕동의 논은 처참한 모습이었다. 극심한 가뭄탓에 논바닥이 다 갈라졌다. 갈라진 바닥 사이로 힘겹게 서있는 모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기세다.

농민들은 모내기를 해야 하지만 엄두도 못내고 있다.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올 수 없는 상황이어서 비가 내리기만 기다리고 있지만 비 예보는 깜깜 무소식이다.

이런 상황에 농민들은 농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다.

농민 김모씨는 “이 곳은 고립된 곳이라 저수지의 물을 끌어다 쓸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물을 트럭에 운반해야 하는데 그럴만한 여건도 되지 않아 비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폭염은 지속되고 물은 메말라가는데 비소식이 이달 말까지 없다고 하니 답답하다”며 “기우제라도 지내야 하냐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농업용수 부족현상이 울산지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울주군은 이미 가뭄으로 저수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18일 현재 울주군 77곳의 저수율은 53.3%로 위기 단계에 직면하고 있다.

1주일 전인 지난 11일 저수율이 59.6%와 비교하면 6% 가량 떨어졌다.

울주군 언양읍 평리 오룡 저수지의 경우 저수율이 5%대를 기록하며 바닥을 드러냈다.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북구 10곳의 저수지는 70.1%의 저수율을 보이고 있다. 북구 역시 1주일 전 저수율 74.0%였음을 감안하면 저수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농어촌공사는 논바닥이 메마르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수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도 먹는 물과 생활용수 부족 현상에 대비해 댐 별로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이처럼 비가 오지 않는 상황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더운 여름철이다 보니 물 사용량은 늘어날텐데 비 마저 오지 않아 물을 채울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평년 강수량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은 물론 비 예보 소식마저 오랜기간 끊긴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23일 울산지역에 비 소식이 있지만 최소 10mm 이상이 아니라면 도움이 되질 않는다.

농민 한모씨는 “비가 자주 내리질 않아 물이 부족해 모를 심어도 생육부진 등으로 생산량이 떨어질 것”이라며 “폭염까지 겹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장 논에 물을 대더라도 키우는 과정의 물 수급 문제도 걱정이다. 농민들의 애타는 심정을 알아달라”라고 호소했다.

국민안전처는 7월 강수량도 평년대비 비슷하거나 적어 당분간 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고, 8월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면서 가뭄이 점차 누그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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