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이면서도 위험한 스마트폰
매력적이면서도 위험한 스마트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6.08 2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길을 가다가도 스마트폰만 보고 다니다가 사람이나 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를 일으키는 위험천만한 부작용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풍자하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를 섞은 단어 ‘스몸비(smombie)’가 바로 그런 신조어이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보면 갑자기 나타나는 장애물이나 당장에 닥칠 일들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보며 걸으면 시야의 폭은 약 56%나 줄어들고, 전방 주시율은 15%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 속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자동차 경적 소리에도 둔감하게 되어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기능 변화와 함께 ‘포켓몬 고’라는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면서 교통사고의 위험도 2배나 증가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교통사고가 잦은 곳에 교통안전표지를 내걸고, 바닥에는 스티커를 붙이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시선이 아래로 머무는 스몸비의 특성상 높은 곳에 걸리는 교통안전표지가 과연 효과적인가에 대해 의문이 생기고 바닥에 붙이는 스티커는 얼마나 오래 갈지 내구성이 문제시된다.

지난해 교통조사계에서 처리한 교통사고 사건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하나 있다. 작년 가을 한 여성이 왕복 8차선의 횡단보도를 스마트폰을 보면서 건너던 중 직진하던 덤프트럭이 이 여성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는 끔찍한 사고였다. 이 사고로 그 여성은 불행하게도 팔과 다리를 모두 잃고 말았다.

물론 왕복 8차선으로 나 있는 넓은 도로인데다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덤프트럭 운전자의 과실도 컸지만 스마트폰만 보면서 길을 건넌 여성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여성이 큰 차량이 왼쪽에서 달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도 끔찍한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술이 좋아지면서 스마트폰으로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 찾아왔다.

하지만 이 문명의 이기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사용한다면 남을 위험에 빠뜨리고 자신의 생명까지 잃게 만드는 위험한 물건으로 둔갑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세상에 갇혀 살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한 번 더 뒤돌아보면서 날씨 좋은 요즘 스마트폰을 잠시 집에 놔두고 야외로 나가보는 것이 어떨까.

김현지 울주경찰서 경비교통과

교통조사계 순경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