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찾아서-37 울산지역 이업종 교류계의 보석 ‘한빛 교류회’
중소기업을 찾아서-37 울산지역 이업종 교류계의 보석 ‘한빛 교류회’
  • 김영수 기자
  • 승인 2008.11.02 2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고 받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시너지 ‘짱’
▲ 지난해 9월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빛 한마음 교류 발전 워크샵.
달천농공단지·삼산공구상가 중소기업 24개사 뭉쳐

경영기법·기술 노하우 공유 수평 관계서 신뢰 ‘탄탄’

‘메디치 효과’란 서로 관련이 없는 다른 업종간의 결합을 통해 폭발적인 아이디어 창출과 뛰어난 생산성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이는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를 지배하던 ‘메디치’ 가문이 예술가, 과학자, 상인 등을 모아 공동 작업을 후원하자 문화의 창조 역량이 커져 르네상스 시대를 맞게 됐다는 것에서 유래된 이론이다.

600여년이 지난 지금, 치열한 혁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 ‘메디치 가문을 배우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업종 교류사업’은 업종이 다른 여러 개의 기업이 모여 각자의 경영정보와 전문기술 등 경영기술자원을 교환함으로써 경영능력을 향상시키고 기업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강화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 (사)한국 중소기업 이업종 교류회(이하 한이연) 울산연합회에는 10개의 단위 교류회, 225개사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이업종 교류회 관계자들 사이에서 ‘한빛이업종교류회(회장 고일주 한국몰드 사장)가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2004년 8월 11일 창립한 한빛 이업종 교류회는 북구 달천농공단지에 위치한 중소기업인과 남구 삼산동 공구상가 중소 기업인이 중심이다.

현재 한빛 이업종 교류회에는 대영기공(대표 유영덕), 정일엔지니어링(주)(대표 최종화),(주)삼미정공(대표 김호현),(주)한국몰드(대표 고일주), 진보산업(주)(대표 김경현), 대명산업기계(주)(대표 박재성), (주)양지기업(대표 이재석),(주)혜명(대표 전철수), 울산정보화경영원(대표 박종길),동아기업(대표 김기), 새한기계(주)(대표 장병돈), 세웅산업(대표 주용구), (주)정산엠티(대표 이종배), (주)하이콘엔지니어링(대표 신상훈), (주)엔피엔(대표 한진영), 광일NC (대표 이경권), 동일기전(주)(대표 우자곤), 대성INT(대표 김현석), 대명기계공업(대표 곽현규), (주)아일엠테크 (대표 송경도), 진성기전(대표 안덕원) 노무법인 엘앤케이(대표 김익성) 송풍엔지니어링(대표 이민호) 에이스디지텍(주)(대표 고수동)등 24개 기업과 이원규 울산대 기계자동차공학과교수 와 이민호 변호사, 기업은행 호계지점 최만수씨가 특별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신상훈 한빛 교류회 사무국장은 “창립 초기 12개 사로 시작한 한빛 교류회는 지난 2005년 17개사, 2006년 21개사, 2007년 22개로 가입 기업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08년 현재 24개 기업, 3명의 특별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빛 이업종 교류회 회원사들은 단위교류회와 연합회 차원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사업에 참석률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신 사무국장은 “한빛 이업종 교류회는 매달 정기모임을 갖고 다양한 정보와 경영 노하우, 경험 등을 공유하면서 회원사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교류회 행사마다 80%이상의 참석률을 자랑해 회원사 간의 네트워크 강화와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구성된 이업종 교류회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교류회 회원은 1개 업종에 가능한 한 1개회사로 한정한다. 이는 그룹 안에서 회원기업간의 경쟁상대를 배제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또 회원간의 대등한 관계를 위해 기업경영자만이 가입 대상이며, 모임의 참석률 향상을 위해 인근 지역 기업으로 회원사를 구성한다.

하지만 가장 큰 특징은 ‘give & take의 원칙’을 지킨다는 것이다.

(사) 한이연 울산연합회 박종길 사무총장은 “이업종 교류회는 일반 사교모임과는 다른 비즈니스의 개념이 강한 모임”이라며 “기술후발업체가 기술수준이 높은 업체의 회사 메카니즘 또는 기술노하우를 배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존속자체의 의미가 없다”고 설명한다.

신상훈 한빛 교류회 사무국장은 이업종교류회를 활성화 시키는 방법으로 월례회 참석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신 사무국장은 “월례모임은 기업순방이나 회의장에서 모두에게 발언기회를 제공하고 공통주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시적인 성과나 기술개발에 대한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업종 교류를 통해 얻는 성과에 대해서는 교류회관계자들은 “성과는 분명히 있지만 가시화 객관화 시키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울산지회 정재욱 과장은 “개별중소기업이 다른 회원사를 방문해 벤치마킹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자체가 성과”라며 “그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한 무형적 학습을 객관적 수치적으로 만드는 것이 어려울 따름”이라고 설명한다.

박 사무총장은 “성과물은 있지만 성과물을 표현할 방법이 없을 뿐”이라며 “교류회 활동을 통해 회원사들 사이에서 생기는 신뢰와 믿음은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한빛 이업종 교류회는 지난해 9월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한마음교류발전 워크샵을 열었다.

당시 한빛교류회 사무국장이었던 박 사무총장은 “이날 워크샵 교류회 회원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개별 회원사에 대해 큰 틀로 알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는 잘 몰라 10분간 회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회원사 상호간의 이해를 높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고일주 한빛 이업종 교류회 회장은 “이업종 활동을 통해 회원사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회원사간에 상부상조하는 정말 필요한 관계가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고일주 회장.
[인터뷰]“현재 경제위기 대처하기 위해선

정보교류 활동은 꼭 필요합니다”

“그동안 회원사들이 교류활동을 통해 쌓은 정보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우리 한빛 교류회의 역량을 담은 신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빛 이업종 교류회 제4대 회장을 맡고 있는 고일주 (주)한국몰드 대표(사진)는 회원사간의 시너지효과를 담은 새로운 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지난 4년간 회원사간의 정보교류로 축적한 역량이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업종 교류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이업종교류회 관계자들은 ‘책임을 지겠다는 리더가 나타나면 그 이업종교류회는 틀림없이 성공한다’고 강조한다.

한빛 이업종 교류회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초대 회장인 유영덕 대영기공 대표부터 2대 최종화 정일엔지니어링 대표, 3대 김호현 삼미정공 대표를 거쳐 현재 고일주 한국몰드 대표까지 이어지는 리더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회장은 “1970년대 초 오일쇼크 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일본에서 중소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이업종교류 그룹이 태동했다”며 “ 급박하게 기업을 둘러싼 경제환경이 변하고 있는 현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업종교류활동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 회장은 “올해는 연합회 차원의 행사가 많아 한빛교류회 만의 행사가 많이 줄었다”며 “특히 지난해 개최된 교류발전 워크샵을 올해 열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 김영수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