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예술인 자존감 살린 정책 2제
지역예술인 자존감 살린 정책 2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5.1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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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예술인들의 자존감을 살리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정책들이 잇따라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울산문화재단이 지역 예술인들의 복지를 직접 챙기기로 했다는 소식, 그리고 울산 남구청이 장생포의 옛 여인숙 건물을 젊은 작가들의 예술창작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했다는 소식이 바로 그런 사례들이다.

첫째 사례는 울산문화재단과 문체부 산하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지역 예술인들의 복지를 위해 손잡은 일이다. 이들 두 기관은 17일 오전 울산문화재단 회의실에서 ‘울산지역 예술인들의 복지 증진’을 뼈대로 하는 업무협약서에 서명했다. △울산지역 예술인 복지사업 추진을 위한 거점 공간화 △울산지역 예술인의 실태 파악을 위한 정보 공유 △울산지역 예술인 지원 및 협력에 따른 복지사업 공동개발 등 5개 항을 위해 노력하기로 다짐한 것이다.

둘째 사례는 장생포의 옛 여인숙을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사업이다. 이른바 ‘장생포 새뜰마을 옛 여인숙 아트스테이 조성사업’은 지은 지 45년 된 여인숙을 새로 꾸며 젊은 예술인들이 창작활동과 교류, 협업까지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사업으로 12월까지 매듭지을 계획이다. 이 여인숙 건물은 지상 2층 규모로 객실 20여개와 주거용 방이 딸려 있다. 지난해 토지와 건물을 사들인 남구는 이미 2차례나 다양한 장르(미술, 공예, 연극, 국악, 사진, 춤)의 청년예술가들을 초청, 여인숙을 둘러보면서 아이디어도 나눴다.

부끄러운 자화상이지만 울산은 그동안 ‘전국 최고의 부자도시’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예술과는 거의 담을 쌓다시피 해온 게 사실이다.

이 진실은 통계수치가 입증한다. 울산문화재단 자체조사에 따르면 2016년 2월 기준 예술계열 대학(4년제+2년제) 졸업생 수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꼴찌인 제주 다음으로 적었다. 부산이 3천898명(4년제 2천637명, 2년제 900명, 석·박사 361명), 대구가 2천170명(4년제 977명, 2년제 1천80명, 석·박사 113명)인 반면 울산은 464명(4년제 211명, 2년제 240명, 석사 13명, 박사 0명)에 지나지 않았다. 전체 졸업생 수만 단순비교해도 울산이 부산의 11.9%에 불과했던 것이다.

지역 예술계의 현주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희망만은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뜻 있는 지역 예술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그런 의미에서 울산문화재단이 지역 예술인들의 복지를 위해 전력투구하기로 한 일이나 남구청이 젊은 예술인들에게 창작 공간을 마련해 주려고 배려를 아끼지 않는 것은 가뭄 속의 단비와도 같은 소식일 것이다. 울산 예술인들의 복지, 그리고 울산예술의 발전 여하는 기관·단체장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 해서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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