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기를 사양하는 교사들이 있다
선생님이기를 사양하는 교사들이 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0.2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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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학부모님, 그리고 울산광역시민으로서 친척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있는 분들은 이 사설(社說과 私說) 좀 들어보시오. 우선 실명을 밝히고 사설을 풀겠습니다. 울산제일일보의 논설위원 박문태가 드리는 말씀입니다.

아주 옛날 노동자의 인권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그래도 존중되던 미국에서 교수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려고 할 때, 한 여자 교수가 발언권을 얻고 조용히 말하였다.

‘노동조합은 한 개인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지 못하여 인격적으로 사람대접을 받지 못할 때, 예를 들면 기본임금조차 받지 못해도 하소연 할 개인의 힘이 부족할 때,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힘을 모으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전문가는 그 전문성으로 다른 사람이 못 하는 일을 하여 사람대접을 받는다. 전문성에는 여러 가지가 종류가 있다. 돈을 잘 버는 전문가도 있고 그렇지 못하는 전문가도 있다. 우리들 대학의 교수는 많은 돈을 벌지 못해도 각 분야의 전문가라는 긍지로 살고 있다. 여기 교수들이 전문성이 부족하여 사회로부터 인격적 대접을 받지 못하고, 또한 대학으로부터도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더 강한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 점은 인정한다. 전문성이 없으면 그만큼 희소가치가 떨어진다. 나는 우리 교수들이 전문가라는 자존심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들 스스로를 낮추어 비전문가가 될 것인가? 나는 비전문가들과 교류하기를 사양한다.’

모두들 조용히 자리를 뜨고 말았다. 스스로를 비전문가, 단순 노동자로 전락시키기 싫었던 것이다. 학교교육은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증, 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전문직종이다. 오히려 대학의 교수는 이런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그러니까 한 분야의 전문기술인만 되어도 할 수 있는 특수한 직종이다. 인격적으로 자기주장만 하는 철면피에 가까워도 교수는 전문지식만 가르치면 된다. 예를 들면, 동아리 모임의 골프대회에서 터치 플레이를 하고서 메달리스트가 되어 상품을 받았을 때, 터치플레이를 목격한 동반자가 그 상품(골프공으로 바꾸어)을 게스트로 온 사람에게 한 줄을 주자고 했을 때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꿀꺽 챙겨도 교수는 아무 일 없다. 즉, 인격적으로 ‘어디 사람이 그럴 수 있나?’가 먹혀들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자격증이 필요조건인 학교 교사는 이런 행동을 하면 안 된다. 학교교육은 인격적으로 존경 받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언론인 柳根一씨가 모 일간지 10월 28일자 칼럼에서 이념적 문제를 언급할 때 단체의 실명을 밝히자고 제안했다. 필자는 찬성한다. 하여 ‘교원단체 “수당지급 제도 철폐” 촉구’, ‘교원능력평가제 험로 예고’(본보 29일자 4면, 5면 참조) 따위의 제목 대신 ‘전교조 울산지부는 28일 성명을 내고 OO학교, OO수당지급을 반대하였다’ ‘전교조의 반발로 교원평가제 지연’이라고 보고한다. 아울러 이들 전교조에 속한 교사의 행동에서 지금까지 ‘학부모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학습부진아를 개별적으로 학습지도해주고, 무료로 봉사하겠다’는 성명을 내고, 실천한 일이 있는지, 있으면 어디에서 얼마동안 자격증의 의의를 살렸는지 묻고 싶다. 경쟁시키는 교육을 반대한다며, ‘평가’ 자체를 질색하는 전교조가 의연한 태도로 어떤 평가라도 받을 수 있을 만큼 정의롭다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교사 스스로 역량을 강화 시키지 않으면 외부의 평가(동료교사, 학부모, 학생)를 통해 독려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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