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공사현장 붕괴사고 매년 ‘되풀이’
해빙기 공사현장 붕괴사고 매년 ‘되풀이’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7.04.2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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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억온천지구 모텔 주차장 일부 내려앉아… 쌍용하나빌리지 등 수차례 반복에도 표지판 하나 없어
▲ 26일 울주군 상북면 알프스온천2길 공사장에서 ‘터파기 작업’ 중 인근 모텔 주차장 ‘축대벽’이 붕괴되고 지반 침하와 도로균열 발생했다. 사진제공=울산소방본부
해빙기나 우기를 맞아 공사현장이나 급경사지 붕괴사고의 위험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26일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에서는 한 모텔 주차장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울산소방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4분께 울주군 상북면 등억온천지구의 한 모텔 주차장 일부가 4∼5m가량 내려앉았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이곳에 주차된 승용차 1대가 떨어져 파손됐다. 주차장은 경사면에 축대벽을 세워 조성된 것으로 축대가 무너지면서 길이 50m, 너비 20m 정도가 무너진 것이다.

소방당국은 모텔 아래 새로운 모텔을 짓기 위해 실시한 터파기 공사가 지반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매년 봄철 해빙기만 되면 공사현장이나 급경사지의 붕괴사고 위험이 매년 되풀이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10년 9월 울산외고 신축공사 현장의 옹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으며, 몇 년 뒤 북구 오토밸리로 옹벽이 집중호우 등 여름철 재해에 수차례 유실된 바 있다. 이같이 울산도 해빙기나 우기를 맞아 급경사지 붕괴사고에 매번 노출돼 있지만, 표지판 하나로 위험을 알리는 곳이 대부분이다.

울산지역의 대표 자연재해(붕괴) 위험지구인 울주군 청량면 율리 쌍용하나빌리지 아파트가 그 예다.

쌍용하나빌리지는 울산에서 유일에서 안전등급 최하위인 D등급과 자연재해위험정비지구 가등급에 잇따라 지정되는 등 매년 봄철 해빙기만 되면 우려가 커지는 곳이다.

그러나 통행을 차단하는 시설은 노끈을 설치해 놓은 것이 고작인 가운데 일부 절개지 법면 토사가 유실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 계속돼 왔다.

실제 지난해 태풍 ‘차바’로 인해 해당 절개지 법면이 또 붕괴된 가운데 당시 대처는 방수포로 법면을 덮어놓은 것이 전부였다.

지자체에서 주민들의 보행과 차량통행을 막기 위한 현수막도 설치했지만 강제력이 없어 여전히 차량이 주차돼 있는 등 안전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아슬아슬한 경사지 아래에는 아파트 주민으로 보이는 보행자와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불안함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빙기나 장마철 혹여라도 급경사지가 붕괴된다면 23개동 1천800가구가 거주 중인 경사지 앞 아파트 주민들의 엄청난 피해는 자명한 일이다.

일각에서는 해빙기 공사현장이나 법면 등에 위험한 절개지가 생기지 않토록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의 한 토목공사업체 관계자는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관계자는 “현재 옹벽 설치 등 토목공사를 시작할 때 건축사무소나 건설사 등이 구청에 안전계획서를 제출하고 있지만 그것을 지키는 건축사무소는 많지 않다”며 “안전계획서 또한 권고사항일 뿐 반드시 첨부해야한다는 법적 의무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붕괴 등 사고가 나면 제출한 안전계획서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관공서에서 조사를 한 후 처벌할 수 있지만 원론적인 해결방법은 아니다”라며 “안전계획서를 강제적으로 첨부하게 하고 석축 등 구조물의 붕괴위험이 있는 건축물이라면 보강대책까지 마련해야 인허가를 내주는 강경책을 쓴다면 이 같은 우려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붕괴위험이 있는 건축물에 대한 시민들의 감시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울산중부소방서 박일우 예방안전과장은 “우리가 생활하는 주변의 축대나 옹벽, 절개지에 토사가 흘러내릴 위험이 있는지 잘 살펴보고 사고에 대비한 낙석방지책과 망 등의 안전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공사장 등에서 지반 침하나 균열, 구조물이 기울어지는 현상을 발견하면 당장 안전조치를 하고 행정기관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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