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난 대응은 ‘차바 피해지’부터
자연재난 대응은 ‘차바 피해지’부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1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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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본격적인 자연재난 발생 시기를 앞두고 대응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유관기관 간담회를 18일 가졌다. 이날 오후 시청 본관 상황실에서 가진 간담회에는 시, 구·군, 울산시교육청, 울산지방경찰청, 육군 제7765부대,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 등 관내 20개 기관 관계자들이 같이 참석했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봄철 가뭄과 여름철 태풍 및 집중호우 발생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강조됐다. 기관별 임무와 인력·장비 지원 등에 대한 세부사항이 논의됐고 민·관·군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조기대응에 대한 의견도 오고갔다. 울산시는 지난해 들이닥친 태풍 ‘차바’의 피해에 따른 복구사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중소 규모의 피해복구 사업은 오는 6월까지 조기에 마무리하고, 규모가 비교적 큰 피해복구 사업은 내년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란 것이다.

그러나 시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상황을 너무 쉽게 여기고 너무 느긋한 태도로 나오ㅓ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현장의 생생한 실태를 KBS울산이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이 보도매체는 17∼18일자 보도에서 지자체가 미루기만 하는 옹벽 설치 공사, 통째 조각나 지반이 쓸려 내린 아스팔트도로’ 물살에 내려앉아 상판이 뒤틀렸지만 여전히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다리의 모습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또한 이처럼 재해 복구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사업장이 울산에 모두 9곳이나 된다는 멘트도 달았다.

인터뷰에 응한 피해주민들의 목소리는 두려움과 실망, 낙담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지자체 관계자들이 대응하는 태도는 사뭇 달리 비쳐졌다. 피해주민의 처지를 직접 겪거나 헤아리지 못하는 탁상행정가처럼 비쳐지기도 했다.

물론 어떠한 사업이든 예산이 뒷받침돼야 추진된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방송사 카메라에 잡힌 태풍 ‘차바’ 피해 현장은 누가 보아도 불안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18일의 유관기관 간담회가 쓸모없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시민들이 정말로 아파하고 가려워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제대로 파악해서 대처할 일이다. ‘선제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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