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란종 수매, 시행착오는 줄여야
생태교란종 수매, 시행착오는 줄여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17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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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멋진 프로젝트를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생태계교란생물 퇴치를 위해 이른바 ‘수매작전’에 뛰어든 것이다. 수매대상에는 최근 뉴스메이커로 떠오른 ‘뉴트리아’도 들어있어 흥미를 자아낸다. 귀에 익은 배스와 블루길, 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도 당연히 수매대상이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생태계교란생물 퇴치 수매 시범사업’이다. ‘수매’란 표현이 등장한 것은 잡아 오면 대가 즉 포상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수매단가는 배스, 블루길, 황소개구리가 1㎏당 5천원, 붉은귀거북은 1마리당 5천원, 뉴트리아는 1마리당 2만원이다. 수매는 17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전 10∼12시 사이에 태화강대공원 오산광장 내 생태관광안내소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벌써부터 허점이 보인다는 지적이 나와 걱정이다. 허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태화강의 ‘낚시금지구역’에서 잡아오는 동물은 규정 위반이므로 받아줄 수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확보해둔 예산이 500만원뿐이라는 사실이다. 첫 번째 허점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낚시꾼들의 말을 빌리면 수매대상이 되는 생태계교란 동물, 특히 배스는 낚시가 허용된 곳에서는 찾기가 힘들고 오히려 낚시가 금지된 삼호교 부근에 많이 몰려 있다.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지만 첫 수매일인 17일 오전에는 수매 실적이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낚시금지구역은 태화강 중류인 ‘선바위∼학성교’ 수역이다. 두 번째 허점인 예산 문제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아무리 시범사업이라지만 예산 500만원으로 ‘퇴치’ 운운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생색내기’, ‘탁상공론’, ‘언 발에 오줌 누기’라고 비아냥거려도 할 말이 없지 않겠는가.

허점은 시행착오를 의미한다. 시행착오는 속히 바로잡으면 될 일이다. 다행히 울산시 관계자는 문제점이 나타나면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 ‘생태계교란 생물 퇴치 사업’이 생색내기용이 아니라면 다른 대안을 서둘러 찾을 필요가 있다. 첫째, 낚시금지 구역을 한시적으로 해제하는 방안이 있다. 날짜를 잡아 ‘퇴치 대회’를 여는 것도 검토해볼만할 것이다. 둘째, 쥐꼬리 예산을 넉넉하게 늘려야만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관련 예산을 추경예산안에 편성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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