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과 신뢰상실의 시대
혼돈과 신뢰상실의 시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0.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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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매스컴을 대하기가 두려운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연일 쏟아내는 절망과 고통, 분노의 목소리들로 모든 기사가 연일 뉴스 헤드라인을 채우고 있다. 더불어 우리네 세간도 알게 모르게 위축되고 있다. 여유 있는 사람은 불안하니까 주머니를 채울 수밖에 없고 미리 여유가 없어진 사람들은 주머니를 열려고 해도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 갑자기 주변의 모든 상황들이 어렵고 힘들어 졌다.

작년 말부터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 유가급등, 환율급등, 주가폭락, 금리급등 등 듣기에도 끔찍한 용어들이 신문지상의 대부분을 할애하여 연일 보도되고 있다. 급기야 실물경제의 거울이라 할 수 있는 주식시장의 종합주가지수도 1000포인트가 붕괴되었다. 작년 11월 2일 2085포인트까지 치솟으면서 신기원을 개척한 지 1년도 안 돼 반 토막 밑으로 떨어졌다.

아울러 펀드를 통해 부(富 )를 증식시켜 소득 3만달러 시대로 가보자고 했던 중산층의 꿈도 산산이 부서지고 있다. 또한 주식시장에서의 직,간접투자로 인한 손실이 커지면서 전체적인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경제 정책당국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던지게 되고 현정부 전체에 대한 불신의 항의를 하게 되는 것이다. 왜 일찌감치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위기를 인식하여 선제조치를 하지 못하고 상황이 이렇게까지 가도록 우리경제는 건전하고 튼튼하다는 소리로 안일한 대책만 내놓고 있느냐는 것이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금융시장 일선에서도 항의의 목소리가 높다. 시장에 대한 위기가 계속 이야기 되어 왔는데도 불구하고 밑고 맡겨준 고객들에게 빨리 환매 내지는 리스크관리를 위한 조치를 해주지 않았느냐고 아우성 섞인 원망을 보내고 있다. 직접 금융시장 한가운데 있는 필자도 예외일 수는 없다. 최근의 금융시장을 보고 있노라면 불면의 밤을 보낼 때가 많다. 고객에 대한 죄송스러움은 물론이고 현재의 금융위기로 인한 시장의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일까? 실물경제로 파급되었을 때 어느 정도의 파괴력이 있는 것일까? 그러면 지금이라도 고객들에게 시장을 떠나라고 말씀을 드려야 옳은 것인지? 등 등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 보면 잠을 못 이룰 때가 많다.

청와대를 비롯한 경제당국도 어느 때보다 분주한 주말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작금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해결할 각종 대책들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또한 국내외 모든 경제당국자들이 작금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금이라도 현재의 경제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솔직하고 겸허한 자세로 묘법을 찾아낸다면 현재의 위기도 우리가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파도일 것으로 판단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서로에 대한 불신이다. 한국의 은행 및 한국경제 펀드멘탈에 대한 불신을 보내고 있는 외국인들에게는 한국경제의 현 상황을 잘 납득시키는 것도 시급하며. 아울러 국민들이 현 경제당국에 보내고 있는 정책불신의 가장 근원적인 이유를 파악하여 이러한 의혹들을 해소할 수 있는 냉철한 자성과 아울러 대책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위기 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해 온 우리스스로의 능력을 믿고 자신감을 회복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기석 울산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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