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심기보다 사후관리가 더 중요
나무, 심기보다 사후관리가 더 중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1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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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나무심기가 시작됐다. 수년 전만 해도 나무심기는 4월 5일 식목일에 맞춰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실시됐다. 하지만 과학적 안목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나무 심는 날짜도 지역마다 달라졌다.

올해 울산만 해도 그런 현상이 뚜렷하다. 구·군별 식목 행사 일정을 보면 남구와 울주군은 지난 17일, 동구는 18일 이미 마쳤고 중구는 오는 22일(입화산), 북구는 24일 삽을 뜬다. ‘제72회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 첫날인 지난 17일 울산시는 김기현 시장이 동참한 가운데 울산대공원 안에서 편백 2천500그루를 심었다. 남구는 같은 날 서동욱 구청장이 앞장선 가운데 성암공원 축구장 일원에서 편백 4천500그루를 심었다. 또 동구는 17∼19일 사흘간 대왕암공원과 망개산공원 일원에서 ‘봄맞이 꽃·나무 나눔마당’ 행사를 열면서 나무 500그루를 심었고, 유실수 묘목 4000그루를 나눠주었다.

이처럼 지역에 따라 나무 심는 시기가 다른 것은 지자체마다 나무의 ‘최적의 생장’을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희망사항에 그치는 경향이 많아 안타까울 때가 적지 않다. 한마디로 사후관리가 ‘엉망’이라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예가 사람과 차량의 왕래가 잦은 남구 관내 도로변의 수목 관리다. 시는 시대로, 남구는 남구대로 책임을 서로 미루기 때문인지 1년에 한두 번 가지치기 할 때가 아니면 1년 내내 사후관리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것이 실제상황이다. 심하게 표현하자면, 도시경관을 살린답시고 관상수목들을 심어놓은 도로변 화단이 쓰레기 하치장처럼 혐오감을 주기 일쑤인 것이다.

이래 놓고도 기회 있을 때마다 ‘울산 방문의 해’니 ‘광역시 승격 20주년’이니 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이러한 ‘직무유기’의 최종 책임이 ‘단체장’에게 있다고 지적한다. 남구 도로변의 수목 관리 문제라면 그 책임이 울산시장과 남구청장에게 동시에 있다는 지론이다.

식목 주간을 맞아 나무심기는 며칠 동안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나무를 많이 심고 많이 나누어주면 무엇 하겠는가? 심을 때의 정성을 식목 후 사후관리에도 쏟지 않는다면 보여주기 행사에 지나지 않을 우려가 너무도 크다.

울산시와 구·군 관계자들은 “나무는 심기보다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말을 가슴 깊이 새겨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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