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새 학기 희망은 ‘학교폭력 근절’
학생들의 새 학기 희망은 ‘학교폭력 근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1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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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내내 우리를 잔뜩 움츠러들게 했던 매서운 동장군(冬將軍)이 물러가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을 지나 3월 새 학기가 다가오면 우리의 마음속에는 무언가 설레는 생각들이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한다.

우리 사회의 미래인 초·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설레는 가슴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봄의 새싹처럼 한껏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친한 친구와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되고 더 운이 좋아서 같은 반이 되어 기쁨을 만끽하기도 한다. 그런 반면 또 누군가는 홀로 다른 학교로 배정을 받아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감정들이 공존하는 계절이 봄이고, 3월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무렵이 학교에서는 가장 많은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시기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수치상으로도 방학 때 주춤했던 학교폭력 관련 신고가 새 학기가 되면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안타깝지만 이러한 양상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새로운 인연을 맺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아직 조금은 미숙한 점이 있어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해 ‘이해’보다는 ‘오해’를 하기가 쉬워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오해들이 쌓이고 끝내 편견으로 바뀌면서 다툼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다툼들이 도를 지나치면 신체·언어폭력, 따돌림 등의 학교폭력으로 번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요즘의 학교폭력은 직접적인 신체적·물리적 폭력도 많지만 언어적·심리적 유형의 폭력도 적지 않다. SNS가 발달함에 따라 여러 사람 앞에서 상대를 험담하거나 그런 내용의 글을 메신저나 SNS상에 퍼뜨리고, 단체로 모욕적 문자메시지를 한 사람에게 보내 상대방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속칭 ‘셔틀’(=음식, 돈, 핸드폰데이터, 게임캐릭터 키우기 등)을 만들어 상대방의 정체성에 큰 혼란을 주어 자괴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언어적·심리적 폭력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으면서 지속적이고 교묘하게 상대를 괴롭힐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당하는 학생들은 더 큰 고통을 느끼게 된다. 또 가해자들은 이런 행동들이 실제로 큰 잘못이며 상대방이 엄청난 고통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우리 경찰은 이처럼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학교전담경찰관(SPO) 제도를 도입하고 특별채용도 늘려 학교폭력 예방, 청소년 선도 역할을 가시적, 직접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접근하기 쉽게 스마트폰 채팅 신고 앱인 ‘117chat’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전문상담사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우리 경찰은 물론 학교와 지역사회, 국가 모두가 정책적·제도적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학생들 스스로가 학교폭력이 어떤 것이며 왜 문제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서로가 서로의 방패가 되어 주는 일일 것이다. 그럴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지해준다면 우리 학생들의 소중한 삶에 학교폭력이 발 디딜 틈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김창현 울산 동부경찰서 방어진지구대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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