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토’ 천년 신라의 위대한 현장을 거닐다
‘불국토’ 천년 신라의 위대한 현장을 거닐다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7.03.0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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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 역사문화관
▲ 황룡사 역사문화관 전경.

만물이 소생한다는 경칩이 지나면서 나들이 하기에는 안성마춤인 계절, 봄이 성큼 다가왔다. 주말 봄 나들이 겸 역사문화 현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 해도 나무랄데 없는 경주. 이 중에서 신라를 대표하는 호국 사찰 ‘황룡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황룡사 역사문화관을 소개한다.

 

▲ 황룡사 역사문화관 내 에 있는 황룡사 9층목탑 축소 모형탑(10분의1).

◇신라를 대표하는 호국사찰

황룡사는 신라 호국사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은 터만 남아 천년 전의 장엄한 모습을 정확히 짐작하기 힘들다. 그동안 황룡사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인력이 매달려 연구에 몰두해왔다. 경주시 구황동 황룡사지 인근 부지에 지난 2013년 첫 삽을 뜬 지 3년 만인 지난해 11월 황룡사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황룡사 역사문화관’을 건립해 문을 열었다. 황룡사지 터 서쪽에 위치해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풀어주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황룡사는 신라 진흥왕 14년(553년)에 경주 월성의 동쪽에 궁궐을 짓다가, 그곳에서 황룡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절로 고쳐 짓기 시작하여 17년 만에 완성되었다. 그 후 574년에 금동장육불상을 주조해 금당에 모셨다. 금동장육불상은 높이 5m가 넘는 크기로 나라의 안위를 염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라 3대 보물 중 하나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인도의 아소카왕이 철 5만7천근, 금 3만분으로 석가삼존불상을 만들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배에 띄워 보낸 것이 신라에 닿았다. 어디에서도 완성되지 못했던 불상이 신라에 이르러 드디어 완성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황룡사 금동장육불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선덕여왕 12년(643)에는 당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자장의 권유로 석가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바람을 담은 구층목탑을 짓게 되었다. 이에 백제의 장인 아비지를 불러 각 층을 신라를 둘러싼 적국을 상징하도록 제작, 645년에 완공되었다. 당시 신라를 에워싸고 있던 동북아의 아홉 나라를 복속한다는 염원이 담겨있는 구층목탑은 80m가 넘는 거대한 위용과 불력으로 신라를 지키려는 호국의 염원을 담고 있다.

황룡사는 93년간에 걸친 국가사업으로 조성된 신라의 국찰이었다. 신라의 땅이 곧 부처가 사는 땅이라는 신라인들의 불교관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곳으로 규모 역시, 동서로 288m, 남북으로 281m에 이르러 불국사의 8배가 넘는 동양 최대의 사찰로 추정되고 있다.

 

▲ 황룡사 역사문화관 내부 전시실.

◇황룡사 복원정비… 역사문화관의 건립

본격적인 황룡사 발굴조사는 1976년부터 8년 동안 진행되었다. ‘경주고도개발사업’으로 체계적인 경주의 신라유적 발굴과 보존 정비계획을 위해 국립 현장 발굴기관인 ‘경주고적발굴조사단’이 나섰다.

발굴 결과 2m 크기의 치미와 신라상보 중 유일한 잔존유물인 장육존상 머리와 나발편을 비롯해 찰주본기, 대형 망새 등 4만여 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특히 일본 후지시마 교수가 주장한 일탑일금당(一塔一金堂)설을 실제 발굴을 통해 일탑삼금당(一塔三金堂)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 고고학적 성과를 올린 의미있는 발굴이었다.

이후,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황룡사지 복원정비 사업이 시작되었다.

2025년까지 21개년에 걸쳐 진행되는 ‘경주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황룡사의 실체에 가까이 다가서려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황룡사 복원정비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사업의 비전과 황룡사 유적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역사문화관이 건립이 추진되었다.

 

▲ 황룡사 역사문화관 전시실.

◇황룡사 복원은 현재진행형

황룡사 역사문화관은 경주시 구황동 황룡사지 인근 부지 1만4천㎡에 연면적 2천892㎡, 건축면적 2천250㎡의 규모로 1층은 전통건축의 기단을 형상화했고, 2층은 전통 한옥요소와 동기와 지붕을 표현,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의 이미지를 살렸다.

주요 시설로 역사문화관 정면에 전면 유리창으로 조성된 목탑전시실에는 황룡사 구층목탑 1/10모형이 자리한다. 약 8m 높이의 목탑모형 제작에는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구조안정성 검토, 3D BIM 설계 단계를 거쳐 8년의 기간이 소요됐다. 이 모형에는 총 4만2천개의 목부재와 8만5천장의 동기와가 사용되었으며, 막새문양은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기와문양을 새겨 넣었다.

역사실에는 황룡사 구층목탑 복원안 1/20축소 모형 6점과 천년신라 역사이야기, 황룡사지 발굴 역사스페셜, 황룡사 연대기와 황룡사 중문, 경주남산 옥룡암 황룡사 목탑 마애석 부조를 재현해 놓았다.

고건축실은 장육존상 불두를 중심으로 황룡사 구층목탑 최상층 모서리를 실체크기 재현한 조형물과 금석각부조로 제작된 중금당 장육존상과 10대 제자상, 황룡사 기초 토목층과 출토유물 복제품, 황룡사 보상화문 전돌 120여점을 바닥에 함께 전시했다.

이외에도 3D영상실, 신라왕경 파노라마, 야외 전망대, 크로마키 황룡사 포토합성 체험 등이 마련돼 관람객들이 많은 볼거리와 즐거움을 제공한다. 특히 3D영상실에서는 황룡사의 창건 배경부터 9층 목탑의 축조, 고려시대 몽고의 침략으로 황룡사가 소실되기까지의 과정을 생동감있는 영상으로 표현해 황룡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박대호 기자

▲ 황룡사 역사문화관 전시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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