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속임수의 혼재(混在)
정의와 속임수의 혼재(混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07 2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시작한 탄핵공화국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고의 칼잡이 검사들이 총 출동하여 진행된 특검만 마무리됐다. 돈 주고 뺨맞은 삼성가는 79년만의 최대 위기다. 이재용은 180도 달라진 운명이다. 재벌3세에서 수감자로 1.9평 독방에 갇혀 1천400원짜리 혼밥을 먹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경영이 위기다. 대란대치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피치와 무디스 신용등급 하락은 없다니 다행이다.

이상한 특검은 법보다 주먹이 가까웠다. 촛불은 든 ‘국민정서법’과 ‘떼법’이 이를 좌지우지 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박영수 특검의 정치적인 발언과 수사관계자의 수사내용 흘리기(누설)는 실망을 줬다. 그들이 나서 법치보다 국민정서가 우선하는 나라로 만들어 버렸다.

특검의 공과(功過)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공범과 내부고발자(제보자), 즉 속임수와 정의가 불분명한 고영태를 한 번도 조사하지 않은 것은 납득이 안 간다. K재단 장악과 관련한 고영태의 녹취록이 터지자 “농담이다”라고 마무리했다.

야당과의 밀착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이 아니길 바랄뿐이다. 야당의 추천으로 만들어진 특검의 태동(胎動)부터 우려한 일이다. 국정농단을 자행한 최순실에게 ‘우(右) 영태 좌(左) 시호’가 있었음은 숨길 수가 없다.

최순실 비리를 구체적으로 제보하고 특검수사에 협조하고 도움을 줬다는 이유만으로 장시호에게 ‘죄인의 딜레마’ 즉 착시효과가 우려된다. 장시호도 이모 최순실 때문에 출세사다리를 탔던 자다. 모두에 언급한 고영호에 대한 수사가 없음도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 탄핵이란 도구가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터지자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치적으로 남발된 기분도 지울 수 없다. 공평함이 결여된 정의는 곤란하다. 우리 국민들은 ‘검찰정국’과 ‘탄핵정국’에 염증을 내고 있다. 이젠 특검 요원들도 일반국민으로 돌아서길 바란다.

오는 10일이면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지난 토요일이 마지막 태극기 및 촛불집회이길 바란다. 하루빨리 이 지긋지긋한 탄핵정국이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

이러한 정국이 계속되면 사안마다 시각차가 대립하고 진영대결은 더욱 심화될 것이 자명하다. 태극기와 촛불의 민심 분열로 두 동강 난 우리의 미래가 걱정이다. 대통령이 탄핵되어야만 진정한 봄이 되는 나라는 결국 아니다. 진정성 있는 헌재의 판단을 기다리고 그 결정에 승복하는 모습이 필요해 보인다.

정치기득권과 경제기득권에 대한 심판은 마무리 중이지만 결과에 따라 요동치는 ‘벚꽃 대선판’이 전개될 수도 있다. 아직도 세월호사건과 촛불민심에 기댄 정치권의 놀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들이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것 같아 아쉽다.

3월은 ‘개’로 시작한다. 개나리가 피고 개학, 개강 등 설레는 3월이다. 박대통령에겐 파면과 복귀의 갈림길이지만 일그러진 보수의 자존심 회복의 방편으로 시작된 반격 또한 만만치 않음에 용기와 희망을 가지길 바란다.

나라가 어수선하면 ‘사이다’ 발언이 히트를 친다. 하지만 ‘원조사이다’ 이재명의 확장성은 한계를 드러내었고 홍준표 경남도지사(홍트럼프)는 ‘막말정치’로 몸 풀기를 시작했다.

오염된 우리의 정치판에는 과거에 집착하기보단 미래를 지향하고, 말 잘하는 사람보단 잘 말하고 실천력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마음이 따뜻하며 강력함을 겸비한 희망을 주는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