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저자 무더기로 배출한 외솔중
학생저자 무더기로 배출한 외솔중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2.09 2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전 졸업식’에 대한 시민적 염원이 높아가는 가운데 울산의 한 중학교에서 아주 특별하고 이색적인 졸업식을 가져 시선을 모았다. 화제의 학교는 강북교육지원청 관내 외솔중학교였고, 9일 오전 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졸업식은 여느 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학교 측 표현대로 ‘학생저자 377명이 쓴 책 8권의 탄생을 축하하는 페스티벌’, ‘일종의 책 출판 기념식’이었다.

이 학교 학생 수는 1학년 104명, 2학년 123명과 이날 졸업한 3학년 150명을 합쳐 모두 377명으로 학생 전원이 ‘책 쓰기’(글쓰기)에 참여했다. 글의 주제는 ‘나와 주변에 대한 고민’이었고, 학생들에게는 2016년 한 해를 돌아보며 자신의 생활을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 글의 내용은 ‘△1년간 보살펴주신 담임선생님에 대한 감사 표현 △2016년에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친구에게 비춰지는 나’ 등으로 다양했다.

‘전교생 책 쓰기’ 구상은 언양중학교 재임 때의 경험을 되살린 이 학교 류위자 교장의 아이디어였다. 류 교장은 “2016년 중학교 학생들의 생각과 가치, 갈등, 언어습관 등 중학생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정희 담당교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출판한 책은 국제표준도서번호(ISBN)까지 붙여졌고 국립중앙도서관에도 등록될 예정이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책 쓰기는 책이 출판돼 나오기까지 꼬박 반년이 걸렸다.

책은 졸업식 일주일 전 각반별로 학생저자와 학부모, 담임·부담임 등 14개 반별로 6∼7명에게 미리 전해졌다. 본 행사 직전의 ‘북 페스티벌’을 의식한 예비 작업이었고,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류 교장은 “저자(집필자)인 학생도, 학부모도, 교직원도 모두 기뻐했다”고 이날의 분위기를 전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아이들이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잘, 더 진솔하게 쓸 것을’이라며 아쉬워도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류 교장은 ‘학생저자 활동’에 대해 “학생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데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이 씨앗은 싹이 트고 자라 사회인이 됐을 때 성숙한 시민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책 쓰기’가 이 학교의 새 전통으로 자리잡고, 다른 학교에도 홀씨처럼 번지기를 희망한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