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노동계의 2가지 밝은 소식
울산 노동계의 2가지 밝은 소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2.0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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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첫날, 울산 노동계에 모처럼 밝은 소식 2가지가 한꺼번에 날아들었다. 하나는 현대미포조선 노사가 ‘일감이 줄더라도 일자리는 지킬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공동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소식이다. 다른 하나는 보수성향의 김기현 울산시장이 강성·진보성향의 노동계 대표와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다는 소식이다. 2가지 다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김기현 시장의 1일자 행보는 충분히 주목받을 만하다. 김 시장은 이날 점심나절 남구의 한 식당에서 권오길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박유기 현대차노조 지부장, 백형록 현대중공업노조 지부장과 만나 오찬을 나누었다. 오찬회동은 노동계의 요청을 김 시장이 받아들여 이뤄졌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노동계 대표들의 시장에 대한 요구사항은 크게 2가지다. 이들은 “정부가 조선업을 되살릴 수 있도록 울산시가 다리를 놓아 달라”, “울산시도 군산조선소의 가동중단을 앞두고 서명 또는 1인 시위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군산시·의회처럼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시장은 “구조조정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실현가능한 방법을 같이 고민하자”고 화답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비록 원론적 답변이라 해도, 김 시장이 강성·진보성향의 노동계 대표들과 처음으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사실이다. 이들 두고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김 시장의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진일보한 변화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현대미포조선 노사의 상생 의지도 박수감이다. 강원식 노조위원장은 최근 공동위원회 상견례에서 “일감이 부족하더라도 회사는 관리자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을 안고 가야 한다”면서 “조선업종 위기 극복의 해법을 찾는 협의체가 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한영석 사장도 “진정성 있는 인력 운영 방안을 낼 수 있도록 노사가 같이 고민하자”고 화답했다. 노사 양측은 서로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수용가능한 안을 3월까지 내놓기로 했다.

울산 노동계의 2가지 소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난마처럼 얽힌 현안이라도 대화 의지만 있다면 능히 풀어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사실이다. 불구대천의 원수가 아닌 한 서로 등만 돌리고 있어서 될 일이 아니다. 노동계 대표-김 시장 간의 문제나 현대미포조선 노사 간의 문제나 해빙기의 얼음처럼 시원스레 녹아내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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