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 패망(敗亡)과 닮은꼴
월남 패망(敗亡)과 닮은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1.3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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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한국 정세가 40년 전(前) 월남이 패망(敗亡)할 때와 비슷하다고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1975년 월남은 남북으로 갈라져 한국군과 미국군은 남쪽 정부를 지원하여 북쪽의 월맹군과 싸우고 있었다. 그러나 티우 대통령이 이끄는 남쪽 정부 공무원과 정치인 등 사회 지도층은 당리당략(黨利黨略)과 개인의 축재(蓄財)를 위해 국민의 혈세를 횡령하는 데 혈안(血眼)이 되어 있었다.

이에 시민단체, 학생들, 노동자, 농민, 회사원, 야당인사들, 언론인, 신부, 승려들까지도 연일 티우 정권 타도와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과격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심지어 전직 대통령 밑에서 공금 횡령, 뇌물 수수를 밥 먹듯 하던 정치인들도 시위에 앞장섰다. 그 중에는 북쪽 월맹에서 남파한 상당수의 간첩이 각계각층에 침투하여 시민들을 선동하였다. 북쪽의 게릴라, 베트콩들은 남쪽의 중요시설 파괴, 요인 암살 등 R.O.의 무장 지하혁명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때마침 불어 닥친 미국의 반전(反戰) 사상은 월남에서 미군 철수로 이어졌고 마침내 티우 대통령이 하야하면서 월맹의 총공세 50여 일 만에 사이공이 함락되어 월남 정부는 멸망하였다. 월남의 자유주의자들은 보트피플(boat people)이 되어 바다 위를 떠돌았다. 반정부 시위에 앞장섰던 반정부주의자와 군경 가족들, 목숨을 내걸고 투쟁하였던 R.O. 요원들은 모두 수용소로 보내졌고 그들 중 수백만 명이 처형되었다. 한번 배반한 놈들은 또다시 배반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트럼프가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인들은 정쟁(政爭)에 몰두해 있느라 미군 철수를 걱정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니 걱정이다.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극단적인 좌우대립에 갇혀 있다. 그 중심은 ‘촛불민심’과 ‘세월호 참사’다.

참사 천 일이 지난 현재, 과오(過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끝났음에도 야당에서는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린 듯하다. 세월호는 과적으로 인한 복원력 부족으로 참사가 발생했다지만 대한민국호도 복원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을 비롯한 외신들은 한국을 조롱거리로 삼은 지 오래다.

이 모든 것은 월남 패망(敗亡) 전야(前夜)와 비슷한 한국의 촛불 집회, 즉, 국민정서법을 무시 못 하는 대한민국의 자업자득(自業自得)인 셈이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집안에 웃음이 있어야 복이 온다고 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우리 세상은 웃음을 잃고 있다. 씩씩하게 입영한 멀쩡한 아들이 사고로 죽어 나오고, 결혼과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사회 분위기, 힘들어하고 꺼려하는 이들을 보듬고 살펴야 하는 정치인들은 표를 준 유권자는 외면하고 올해 있을 대통령 선거전에서 정권을 잡기 위해 이슈만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며 전쟁 중이다.

사람에게는 선심(善心)과 욕심(慾心)이 있다. 욕심은 바람 같아서 절제하지 아니하고 자족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면 고무풍선처럼 부풀다 터지고 만다.

뭔가를 보면서 국민들은 박장대소(拍掌大笑)하고 싶지만 기쁨과 웃음을 선사하는 웃을거리가 없어서 안타깝다.

웃음은 돈을 주고 사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힘든 서민들은 죽을 맛이다. 국가안보보다 참외를, 정당 이익과 노조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신 나간 사회에서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며 꿈과 희망을 주는 정치판을 기대한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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