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대선시계’ 울산이 대선판도 바꾼다
‘빨라진 대선시계’ 울산이 대선판도 바꾼다
  • 정재환 기자
  • 승인 2017.01.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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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시장, 대선 출마 시사 ‘여권 통합 적임자’
정갑윤 의원, 대선 보수 중심 ‘범여권 빅텐트론’

빨라진 대선 시계에 맞춰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의 유력 여권 정치인들이 '범여권 빅텐트론'을 주창하고 나섰다. 대선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기현 울산시장이 "범여권 대통합을 하지 않으면 역적"이라며 분열된 여권의 통합을 주문했다. 또 울산 정치계의 좌장격인 정갑윤 의원은 여권 내 대선주자들을 한데 불러모아 흥행을 일으키는 '범여권 빅텐트'를 만드는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번 대선에서는 울산의 정치인들이 중앙무대에서 어느 정도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편집자주>

대선 ‘잠룡(潛龍)’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기현 울산시장은 "범여권 대통합은 반드시 될 것이며, 그렇게 해야 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 김기현 울산시장.

김 시장은 지난 25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시·도지사의 대선 출마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새누리당 이인제 전 고문의 발언에 강한 불쾌감을 표명하고, '반기문 전 총장에게 이길 자신 있다'는 말로 대권 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시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보수가 위기다"라며 "보수가 결집해 선거 결과로 이어지려면, 그럴듯한 그림이 그려지는 인물, 정책 중심세력이 등장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시장은 "여권이 반기문 전 총장만 찾는 모양새가 되어서는 안된다. 반 전 총장이 불을 지피는 역할만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반 전 총장으로 끝까지 가서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상태로는 보수의 대통합이 되어도 대선에서 이긴다고 보장할 수 없다. 그렇다고 아예 희망을 포기하고 보수의 대통합을 하지 않으면, 그건 역적질이다"라며 "새 리더는 불통을 소통으로, 불공정을 공정으로, 분열을 통합 사회로 이끌어야 하며 그 적임자가 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분열된 여권에 대해서는 당대당 통합의 신설합당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래 그림은 바른정당이 새누리당을 흡수합당하는 방식을 생각한 거 같은데, 여러 사정상 불가능하다"며 "대선 전 당대당 통합을 통해 제3의 정당으로 통합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새누리당 탈당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김 시장은 "단순히 반 박근혜라는 캐치프레이즈만으로 탈당하는 것은 정당의 기본이념을 잊어버리는 행위다. 누구에 반대하는 것은 계기가 될 순 있지만 정당의 기본이념은 아니다"라며 "당의 존재가치는 새롭게 정치를 만들고 보폭을 넓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차원에서 새누리당의 쇄신은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새누리당에 남았는 부정적인 평가를 책임져야 할 인물에게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공감하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쇄신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며 "서청원 의원이 얼토당토않는 괘변을 늘어놓을 때 나가서 한 마디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새누리당의 생명은 상실됐다"고 했다.

이어 김 시장은 "범여권의 대통합은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본다"며 범여권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또 김 시장은 탄핵으로 대선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대선주자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줘야 하는데, 감동을 줄 시간이 짧아지는 것 아닌가에 공감하고 답답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5선 중진 정갑윤(울산 중구) 국회의원은 "무소속으로 남아 범보수의 빅텐트를 치겠다"는 대선 역할론을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정 의원은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박지원이 말하는 제3지대 빅텐트가 아니라, 보수의 빅텐트를 만들어야 한다"며 "중립지대에서 보수 결집에 앞장서는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 정갑윤 국회의원.

지난연말 인명진 지도부 출범 직후 친박핵심의 인적청산과 관련 ‘자진탈당’ 이후 현재 무당파에 남아 있는 정 의원은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보수가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범여권 단일 후보를 만들어 내는 일에 매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여권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은 물론 여권 내에서 일단 많은 후보들이 이름을 올려야 한다"며 "설 연휴 이후 기존 인물들 외에 다른 후보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새누리당 이인제 전 고문, 김문수 전 경기지사,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 유승민 의원 등 대선출마 주자들 외에 조만간 더 많은 여권 내 주자들이 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김기현 울산시장도 포함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 의원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훌륭한 여권 대선후보가 될 수 있지만, 한 명 가지고는 절대 안 된다"며 "더 많은 대선주자들이 여권에서 나와야 하며, 새누리당으로 모이기 보다는 범보수 연합으로 하면 흥행이 더 잘 된다"고 했다.

그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 의원은 "황 권한대행은 성품이 괜찮고 반듯하다"고 평한 후, "탄핵 결정까지 2개월 남았고, 인용이 되면 2개월 뒤 선거가 치러진다. 탄핵 인용이 되면 다 출마할 수 있다. 그때는 구애받지 않는다. 부결되면 박 대통령이 조율할 시간적 여유가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여권 내 대선 흥행몰이가 가능한 인물로 홍준표 경남지사를 꼽았다. 그는 "성완종 리스트 관련 홍 지사의 항소심 판결이 2월 중순쯤 나오는데, 무죄가 나온다면 홍 지사도 가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홍 지사는 진짜 정치인이다. 되고 안 되고는 다음 문제이고, 엄청난 새누리당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의원은 "최근 반 전 총장, 바른정당 등에서 만남과 입당을 제의받았지만, 어디에서든 오라고 해도 갈 사람이 아니다"라며 "범보수 빅텐트를 할 수 있도록 동력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매진할 생각이며, 지금도 여러 대선 후보군들과 이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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