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을 따뜻하게 껴안아야 하나가 된다
탈북민을 따뜻하게 껴안아야 하나가 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1.2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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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TV에서 광고 하나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먼저 광고가 시작되면서 다친 아저씨, 무료급식을 받는 할머니, 다른 친구들의 시선을 받는 학생이 나오고 ‘몇 년 몇 월 탈북’으로 적힌 글귀와 함께 다른 화면은 가려져 있었다. 이윽고 몇 초가 지난 후 나머지 화면과 함께 그 속에 있던 사람들의 면모가 하나 둘 드러났다. 탈북민들이었다.

탈북민들이라면 당연히 사회적으로 약한 위치에 놓인 사람들로 나타날 줄 알았다. 그러나 가려진 화면이 걷히면서 모습을 드러낸 이들 탈북민들은 다친 아저씨를 치료하는 한의사, 봉사하는 봉사단,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탈북민들은 사회적 약자의 위치 있을 거라는 생각이 필자의 머릿속에도 잠재되어 있었다.

그러기에 그 TV 광고는 탈북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선입견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그러한 태도에 대해서도 많은 반성을 하게 한 광고였다. 광고가 끝나갈 무렵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우리는 이미 하나입니다.”라는 카피로 광고가 마무리가 되는 걸 보았을 때는 가슴이 따뜻해지고 뭉클함마저 느껴지는 것이었다.

작년 말 현재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은 3만208명을 헤아린다. 탈북민의 증가는 틀림없이 김정은의 공포정치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제 강화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탈북의 성격이 과거에는 생계형 탈북이었다면 현재에는 자녀 또는 미래의 문제를 걱정하는 이민형 탈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7월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처럼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 해외식당 북한 종업원과 해외파견 북한 근로자 등 제3국에서 일하는 북한 주민과 북-중 국경을 넘은 후 중국 등 제3국에서 체류하던 탈북민의 한국 입국 또한 앞으로도 계속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은 겪어본 적이 없었던 새로운 세상으로의 탈출을 위해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을 것이다. 만약 아직도 그런 꿈을 갖고 숨죽이며 사는 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리를 두며 살아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 사회의 편견과 무관심이 탈북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그들을 힘겹게 하며, 대한민국 사회의 바람직한 구성원으로 안정되게 정착하는 기회를 빼앗는 걸림돌이 되고 있지는 않는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일시적 지원보다는 탈북민의 정착·자립을 돕고, 여러 기관에 흩어진 정착지원 체계를 효율적으로 일원화하여 ‘사회통합형’ 탈북민 지원정책으로 개선할 필요도 있다.

대한민국에 입국한 탈북민 가운데 제1호 군필자가 이미 나왔고, 앞으로도 계속 제2호, 제3호의 군필자가 나올 것인 만큼 탈북민 그들도 역시 우리나라를 지키는 든든한 국민임을 한사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그들은 이제 내 바로 옆집에 사는 이웃이고, 내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는 직장동료로서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의 더없이 훌륭한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가오는 설날, 그리운 가족들과 헤어져 쓸쓸히 보내게 될 탈북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마음이 따뜻해지도록 보다 더 따스한 시선으로 관심을 가져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차제에 우리 모두의 인식이 바뀌어야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바람직한 사회, 더 좋은 미래로 향하는 길이 열릴 것이며, 나아가 통일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감히 가져 본다.

강남옥 울산 남부경찰서 보안계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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