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
불확실성의 시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1.1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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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정치, 경제, 사회가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 상태인 불확실성의 세계이다. 흔히들 작금의 시대상을 두고 “불확실한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현 상황이 불안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불확실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불확실성은 고대인들에게 생태계의 포식자들로부터 항상 느껴야했던 불안감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 결과 현대인들은 불확실성을 부정적인 대상으로 여기고 항상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그런 까닭에 확실성은 지상 최고의 것으로 여기게 된 인간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보험과 연금 제도를 고안했고, 노출된 위험을 줄이기 위해 헤지(hedge) 등의 거래 습관을 만들어냈다. 물론 본원적인 심리적 안정을 위해 점집을 찾거나 신앙생활에 매달리는 경우도 있다. 인간은 불확실성을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벤저민 프랭클린이 말했던가. 불행히도 인간에게 주어진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 뿐이라고 한다.

20세기의 유명 경제학자인 존 K. 갈브레이드는 자신의 책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현대 사회의 불확실성은 제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 이후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 이전에는 사회경제 체제를 유지하던 지도적인 구동원리가 있었고, 그 원리에는 나름의 철학이 들어있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구동원리에 들어 있는 철학을 판단의 기준으로 활용하면 불확실성은 대폭 줄어들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불확실성과 위험을 처음 개념을 규정한 사람은 시카고학파의 창시자였던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이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불확실성과 위험은 계산 가능성에 따라 분류된다. 위험은 계산이 가능한 불확실성이고, 불확실성은 측정하기 어려운 위험이라는 것이다. 즉 두 가지 모두 불확실하지만 위험은 가격을 설정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은 측정이 불가능하므로 가격을 부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림짐작 자체가 어렵고 짐작을 했다고 해도 틀리기 일쑤다. 그래서 위험은 시장경제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윤활유라면 불확실성은 시장경제의 암적인 존재라고 말한다.

20세기 초 사회를 지탱하던 구동원리가 붕괴되면서 산업사회 전반은 기준을 찾지 못하고 사람들은 불확실성에 노출된다. 결국 노동자와 농민은 물론 자본가, 그리고 아직 남아 있던 귀족들까지 모두 불확실성에 대해 불안을 떨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제2차 기계혁명을 치루는 현재의 인류는 과거 그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는 기술과 과학의 진보를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 그 진보의 속도만큼 불확실성의 규모와 범위도 확장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의 고민이다. 우리는 올해 `최순실 쇼크’에 따른 2차 쇼크를 걱정하고 있다. 이미 일본의 `빈집 쇼크’가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쇼크도 우려된다. 우리의 미래가 불안하다. 정부나 정치권의 정책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제 믿을 것은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는 `도덕성의 회복’이다. 모두가 함께 나서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특히 새해는 경제적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0%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2%대 전망치가 나온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18년 만이다. 어려울수록 뭉쳐야 한다. 어려운 이웃을 돌볼 줄 알아야 한다. 세상은 혼자 잘살겠다고 해서 잘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현재 전진과 퇴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자칫하면 지금까지 힘들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정치상황은 우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치적 안정을 통해 사회적, 경제적 난관을 해쳐나가야 한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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