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산불감시원 돼지저금통’의 감동
‘동구 산불감시원 돼지저금통’의 감동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1.0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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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훈훈하게 데워주는 것은 풍요로운 물질이 아니라 아름다운 마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팍팍하고 찌든 생활 속에서도 살맛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 변하지 않는 진리 덕분인지도 모른다. 울산, 그 중에서도 동구에서는 아름다운 마음의 독지가들이 의외로 많아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

가장 최근의 미담사례는 남목3동의 김상후씨가 5일 주민센터를 찾아가 지난 6년간 돼지저금통에 틈틈이 모아둔 52만7천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맡긴 일이다. 산불감시원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김씨는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녔다.

지역사회 봉사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온 김씨는 3년 전에도 주전미역 200만원어치를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다. 이병구 동장은 “진정한 봉사정신을 보여준 분”이라며 “작은 동전이지만 모이면 큰 사랑이 된다는 진리를 보여준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아름다운 얘기들은 대송동에서도 꼬리를 물었다. 지난달 26일 이 주민센터 ‘사랑의 쌀독’에는 익명의 독지가가 보내준 20kg들이 쌀 10포(시가 45만원)가 넘칠 만큼 채워졌다. 쌀을 가져온 유통업체 직원은 “어떤 분이 신분을 알리지 말고 배달해 달라더라”라고 귀띔했다. 익명의 독지가는 10년 전부터 신분을 감추고 쌀을 보내와 대송동 주민센터가 해마다 ‘사랑의 쌀독’을 장만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29일에도 신분을 밝히지 않은 40대 남성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 달라며 강정 21봉지를 주민센터에 맡겼다. 김진규 동장은 “이름 없는 독지가들의 온정의 손길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고도 남음이 있다”며 고마워했다.

무명 독지가의 선행 소식은 성탄절을 앞둔 지난달 20일 전하2동 주민센터에서도 들려왔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소속’이란 것만 알려진 30대 남성이 현금 100만원을 맡기고 간 것이다. 1년 전에도 선행을 베푼 이 남성은 “회사 걱정, 나라 걱정으로 힘들겠지만 크리스마스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메모와 함께 “한부모가정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뜻을 남겼다.

미담사례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공통점이 있다. 부유해 보이지 않는데도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녔다는 점, 적은 물질이라도 남들에게 베풀 줄 안다는 점이 그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가난한 과부의 동전 두 닢’을 떠올리게 하는 훈훈한 얘기들이 적지 않아 올겨울은 따뜻하기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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