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로 행복 재환원”
“재능기부로 행복 재환원”
  • 김은혜 기자
  • 승인 2016.12.2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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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청 일자리사업 참여자 이지우씨
오랜 취업준비 끝에 ‘행복공방’에서 꿈 찾아
 

최근 ‘헬조선’, ‘수저계급론’ 같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비꼬는 단어들이 유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꿈을 쫓아 꿈꾸며 살아가는 청년들은 드물어졌다.

스스로를 ‘취준생(취업준비생)’이라고 칭하는 20대 이지우(27·사진)씨 역시 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지난 2014년 대학을 졸업하고 안정된 직장을 잡지 못해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몇 몇 곳에서 아르바이트도 경험했다.

그러다 지역 예비사회적기업 ㈜우시산과 연이 닿아 남구청 일자리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행복공방’에 몸담게 됐다.

이곳에서 이 씨는 시각디자인 전공을 살려 지역 고래 콘텐츠와 관련된 체험 프로그램에 젊은 감각을 입힌 홍보지, 안내 소책자 등을 제작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렇게 제작된 체험안내 소책자를 접하고 대구에서 100여명에 가까운 가족단위 단체관람객이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체험교실(선장의 집)을 찾기도 했다.

이들이 선장의 집에 옹기종기 모여 고래조명등을 만드는 동안 곁에서 체험 도우미를 자처한 이지우 씨는 전공에 대한 자부심을 새삼 갖게 됐다.

이 씨는 “졸업과 동시에 다시 쓸 일이 있을까 싶었던 포토샵과 일러스트 작업을 하며 학생 때로 돌아간 듯 했다”며 “배움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니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내 열정이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지우 씨는 이익의 환원이라는 사회적기업의 나눔 가치에 공감해 재능기부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지난 24일 고래문화마을 ‘선장의 집’을 찾은 학교 부적응 학생 20여명에게 자신의 재능을 나눴다. 이 행사는 울산시교육청 Wee센터와 ㈜우시산이 연계,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체험교육으로 마련됐다.

이를 계기로 불리한 여건에 있는 학생들에게 관심한 지지를 보내고 교육적 성장을 지원하는 행복한 동반자로 서고 싶다는 ‘교사’의 꿈을 확고히 다지게 됐다.

이렇게 다시 꿈꾸게 된 본인의 이야기를 녹여내 지난 20일 ㈜우시산 갤러리카페 연에서 열린 ‘고래의 꿈Ⅱ’ 연작전시에도 참여했다.

대나무 고래트리 등 소박하고 정감 넘치는 행복공방 참여자들의 작품이 주축이 된 전시였다.

이처럼 이 씨는 지역 고유 문화자산인 ‘고래’를 토대로 다양한 문화상품과 공예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갤러리카페 연에서 ‘행복공방 도슨트(기획전시 전문해설)’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이 씨는 ‘행복공방’에서 일하며 받은 급여 일부를 모은 돈으로 양로원 어르신에게 고래 텀블러 만들기 체험 기회도 제공했다.

또 울산양로원에 직접 찾아가 어르신들과 함께 찰흙으로 빗는 그릇 만들기 체험비도 후원했다.

이 씨는 “이익의 재환원에 동참하면서 행복공방이 사회적기업 안에서 건강하게 자리 잡는 과정에 일조하고 있는 기분”이라고 뿌듯해했다.

이 씨는 “내 고장 울산을 알리면서 내가 가진 재능으로 함께 나누는 행복을 배웠다”며 “꿈이 없으면 실패한 인생으로 치부하는 최근 추세에 꿈 강박증이 생길 정도였는데 행복공방에서 일하면서 꿈을 찾게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씨는 “내가 가진 재능을 소외된 학생들을 보듬는 데 쓰고 싶다”고 전했다.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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