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풍광 3박자 갖춘
경주로 차분한 겨울여행 떠나요
역사·문화·풍광 3박자 갖춘
경주로 차분한 겨울여행 떠나요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6.12.08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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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을 안고 나선 겨울여행.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뻔한 것을 경험한다면 시간 낭비다. 모름지기 여행의 묘미는 새로움이 아니던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와 대면하는 순간, 추운 날씨 속을 달려온 고단함은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이 겨울 오직 경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겨울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제야의 밤, 새천년의 소리를 들으라, 신라대종 종각

▲ 신라대종.

직접 본 사람은 많아도 실제로 그 소리를 들은 사람은 드물다는 성덕대왕신종. 에밀레종으로 더 유명한 경주에 오면 꼭 방문하는 국립경주박물관의 백미 성덕대왕신종이 신라대종의 이름으로 다시 부활한다.

지난달 21일 노동동 구 시청사 자리의 종각에서 경주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하는 신라대종 맞이식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됐다.

지금 거의 조성이 마무리된 종각공원에서 오는 31일 제야의 종 타종식이 열릴 계획이다. 제야의 종 타종식은 1993년을 이후 23년 만에 경주에서 열리는 뜻 깊은 행사다.

천년동안 서라벌을 울려온 성덕대왕신종의 소리가 신라대종을 통해 재현되는 특별한 순간을 누려 볼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이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지도 모른다. 다시 찾아오지 않을 신라대종 소리 가득한 첫 번째 제야의 밤을 경험해보자. 두고두고 가문의 영광으로 자랑스럽게 풀어놓을 수 있는 진기한 경험을 놓치지 마시길. 올 연말 경주로 와야하는 가장 큰 이유다.

◇경주에서 맞이하는 특별한 일출 명소, 송대말 등대

▲ 송대말 등대 일출.

신라대종이 토해내는 용의 울음소리로 귀를 맑게 씻었다면 이제 눈을 깨끗이 할 차례다. 정유년 새해 첫날 꼭 가야할 코스는 다름 아닌 일출 명소다.

경주 동해 바다의 일출 명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감포항 송대말 등대를 추천한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의 모형을 딴 송대말 등대와 주위를 둘러싼 소나무 숲은 최고의 경치를 선사한다. 5분 거리의 감포항 일원에서는 해돋이 행사로 관광객들에게 새해 떡국과 차를 무료로 제공한다.

해돋이가 끝난다고 여행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해양 탐방로 감포깍지길과 주상절리, 읍천벽화마을 등 주변에 볼거리가 넘쳐난다. 참전복, 오징어, 가지미 등 신선한 해산물 시식도 놓치지 말아야 할 코스다. 2017년 새해 첫날, 신라 역사의 장엄한 기운이 서려있는 경주 동해바다에서 정유년 새해 일출의 감동과 먹거리, 볼거리를 제대로 느껴보자.

◇국립경주박물관 아프가니스탄 특별전 연장 전시

 

추운 날씨 속에 야외 활동이 지쳤다면, 따뜻한 실내로 여행을 떠나보자. 놓치지 말고 꼭 들러야 할 곳은 국립경주박물관이다. 다른 곳처럼 금방 둘러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제대로 관람하면 반나절이 후딱 지나간다.

특히 내년 1월 15일 까지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당신은 억세게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 특별전이 1월 15일로 연장되었다. 국립아프가니스탄박물관의 소장품 231건을 중심으로 청동기 유적에서 도시 유적에 이르기까지 아프가니스탄의 고대 역사와 문화가 국내 최초로 전시되고 있다.

유럽과 중국, 인도를 연결하는 문명의 교차로이자, 실크로드의 요충지였던 아프가니스탄의 융합된 문화는 신라 경주의 유물과도 상당히 많은 유사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오랜 내전과 혼란속에서 문화 유산을 지키기위해 치열한 역사를 간직한 유물들은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소중한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어린 자녀들은 물론 성인에게도 흥미로운 역사교육을 함께 할 수 있는 말 그대로 특별한 전시회다.

◇신라왕경복원의 진수를 찾아서. 황룡사 역사문화관

▲ 황룡사의 상징인 9층 목탑의 모형이 황룡사 역사문화관에 전시돼 있다.

겨울, 따끈따끈한 실내 여행 코스를 찾는다면 황룡사 역사문화관을 놓치면 말자. 개관한지 한달이 채 안되는 따끈따끈한 신상 여행 명소다. 그렇다고 그저 트렌드에 맞춘 가벼운 곳이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사찰인 황룡사 복원에 관한 연구와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황룡사 역사문화관에 들어서면 황룡사의 상징인 9층 목탑의 10분의 크기 모형을 전시한 목탑이 먼저 눈에 띈다. 목탑전시실은 세 면이 유리벽으로 둘러싸여 밖에서도 관람이 가능하다. 해가 진 뒤 조명이 커지면 황룡사 9층 목탑 모형은 더욱 신비감을 발한다. 1층에는 황룡사의 건립부터 소실까지 전 과정을 담은 3D 영상실이 있다.

황룡사지의 광활한 터에서 그저 머릿 속으로만 상상하던 장면들이 눈 앞에 현실이 되어 펼쳐지는 진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출토된 유물을 전시하는 역사실과 고건축실, 장육존상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황룡사 역사문화관 관람 후에는 꼭 황룡사지 터로 발길을 옮기자. 심초석에 위에 올라 눈을 감으면 천년 전 경주가 아득하게 그려질 것이다. 박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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