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미술관에 거는 기대
울산시립미술관에 거는 기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12.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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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미술관 건물은 2020년 1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은 건축설계 공모와 미술관 운영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미술관 건립공사는 2018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울산시가 미술관을 건립하기로 방침을 결정한 것은 2011년 8월이다. 그리고 미술관을 북정공원과 중부도서관 부지에 짓기로 최종결정한 것은 올해 6월 30일이었다.

건립부지를 확정하는 데 5년이 걸린 것이다. 그 동안은 미술관을 짓기로만 했지 어떻게 짓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는 공론화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운영방안 연구용역과 건축설계 공모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건축설계 이전에 운영방안이 마련되는 것이 좋았다. 지금은 어떻게 미술관을 운영할 것인지가 결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건축설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운영방안이 건축설계에 반영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실시설계가 내년 중에 진행된다는 것이다. 실시설계 과정에서 미술관 운영방안이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는 여지가 조금은 있다. 이 기회를 소중히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 6일 울산시는 ‘울산시립미술관의 역학과 과제’라는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일본 가나자와(金澤) 21세기 현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로 미술관 건립단계에서부터 참여했고 지금은 도쿄(東京)도 현대미술관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세가와 유코(長谷川祐子)씨도 참가했다.

하세가와 감독은 세미나에서 ‘아시아의 새로운 미술관 모델 :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이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그는 발표에서 일본에서는 미술관이 계몽을 위한 시설에서 종합문화시설로 성격이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2004년 개관한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도 관객의 참여와 체험, 관객에게의 서비스 등을 중시해 설계됐다는 것이다. 미술관 개관 전에 6년 동안 미술관 구조에 대해 다양한 구상을 취합해 100번 이상 설계를 변경했다는 얘기도 했다. 그리고 개관 5년 전부터 전문 학예사를 채용해 건축가와 상의하게 했다고도 했다.

또 함께 세미나에 참가한 미술평론가 조은정씨는 “미술관의 소장작품이 곧 미술관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조씨는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소장품은 정확한 방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술관을 다 짓고 나서 소장품을 수집하면 늦다”고 했다. 울산시립미술관이 국내 다른 공공미술관과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소장품의 특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다.

미술관의 또다른 경쟁력은 전시기획력이다. 유능한 학예인력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울산시에는 미술관 건립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인력은 1명에 불과하다. 미술관 준공은 3년 앞으로 다가왔다. 미술관 건축공사와 함께 미술관 운영을 준비할 팀의 가동이 시급히 시작돼야 되는 이유는 충분하다.

가나자와시는 인구가 45만 정도 되는 도시이다. 가나자와시는 도심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나타나자 중심가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미술관 건립 계획을 수립했다.

이 점은 울산시립미술관을 원도심에 짓기로 한 울산시의 입장과 닮았다. 가나자와시의 미술관 건립 전략은 적중했다. 이 미술관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명품 미술관으로 꼽힌다. 관광자원으로서의 기능도 톡톡히 하고 있다.

새 미술관의 개관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다소 개관이 늦어져도 괜찮다. 충분한 준비로 명품 미술관을 탄생시켜야 한다. 울산이 자랑하는 명소로, 울산의 원도심을 살려내는 촉매로 탄생할 미술관을 기대한다.

<강귀일 취재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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