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여천천 지킴이가 됩시다!
함께 여천천 지킴이가 됩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12.04 2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로 여행을 간다면 꼭 둘러보아야 할 곳으로 베르사유 궁전을 꼽는다. 이 궁전은 루이 14세가 세운 어마어마한 규모의 바로크식 건물이다.

그런데 베르사유 궁전 내부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루이 14세가 그 전까지 살던 파리의 루브르 궁전을 버리고 베르사유 궁전으로 옮긴 이유도 루브르 궁전이 오물로 뒤덮여 더 이상 살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고 한다. 여성의 하이힐도, 프랑스의 향수 산업이 발달한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하니 웃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이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체내에 배설 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면 몸은 이내 병을 얻게 된다. 도시 역시 그러하다. 땅 속에는 하수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그런데 이 하수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악취나 수질오염, 침수와 같은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또 그것은 곧 우리의 건강과 직결된다.

요즘은 조금 나아졌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하천으로 오염물질이 흘러들어도 문제 삼지 않는 관대함이었다.

한때는 죽음의 강이라 불렸던 태화강. 산업화에 따른 급격한 도시 팽창으로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흘러들어 물고기가 살아남기도 힘든 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났다. 이러한 태화강의 기적은 관계당국의 오염물질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감독, 그리고 울산시민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이룰 수 있는 일이었다.

남구의 여천천 역시 한때는 하천의 기능을 상실한 오염하천이었다. 하지만 ‘고향의 강 사업’을 통해 복개되어 있던 여천천을 도로 개복하고 친수환경 정비와 수질 개선 사업을 추진해 이제는 태화강의 물고기가 여천천으로 올라올 정도로 숨 쉬는 하천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아직도 비만 오면 여천천의 수질을 떨어뜨리고 악취를 발생시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명수(不明水)가 유입되고 있어, 여천천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구는 빗물과 오수를 우수관과 오수관으로 분리해서 내보내는 분류식으로 처리를 하고 있다. 그래서 빗물은 흘려보내고 오수는 하수처리장으로 내보낸다. 하지만 빗물이 흘러가야 할 우수관에 오수를 흘려보내면 악취를 발생시키고 하천을 오염시킨다. 그 반대의 경우도 어려움이 뒤따른다. 여천천도 불명수 유입과 비점오염원으로 인한 문제가 계속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구는 올해부터 여천천 상류지역인 옥동과 신정동 일대를 일일이 찾아가 색소 투입과 CCTV 조사 등으로 불명수 유입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 여천천 수계구역에 대해 연차적으로 불명수 유입 실태 조사를 추진하고, 불명수 유입 방지 대책을 마련해 정비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도시 전체로 확대되면 음식물쓰레기 직투입을 위한 가정 내 음식물 분쇄기 사용이나 정화조 폐쇄, 복개하천 및 골목길 악취 해소 등과 같이 하수도 서비스의 질도 당연히 향상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협조와 관심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앞 베란다에 세탁기를 설치하면 빗물관을 통해 세탁기 오수가 하천으로 흘러들어 간다. 그러므로 세탁기를 정해진 장소에다 설치한다든지, 변기에 담배꽁초 등의 이물질을 넣지 않는다든지, 음식물 찌꺼기를 분리해서 배출한다든지 하는 일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은 일반가정에서도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 기본을 지키고 양심을 지킨다면 악취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이번처럼 침수 걱정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수도처럼 눈에 보이지 않아도 중요한 것은 너무나도 많다. 꼭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아차!” 하고 깨닫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우리에게 돌아온 소중한 여천천을 위해, 또 우리 자신들을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여천천 지킴이가 되어 보면 어떨까?

박인동 울산 남구청 건설과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