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행사의 의미는 언뜻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철우 울산지청장의 말이 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준다. 그는 ‘세계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저성장의 위기’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하려면 불필요한 야근 줄이기, 유연한 근무와 같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직장문화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출산율’과 ‘생산성(또는 업무능률)’, 이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한 더 없이 지혜로운 선택으로 보인다.
협약서에 서명한 경제단체는 앞으로 기업문화 개선과 유연근무제 확산을 위해 CEO 포럼, 캠페인 등 현장 개선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또 기업은 시간선택제의 도입과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울산고용지청은 ‘일·가정 양립 문화’의 확산을 위해 CEO 인식개선 사업과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것은 다 같이 실천하기로 서약한 ‘근무혁신 10대 제안’이다. 불필요한 야근 줄이기, 퇴근 후 업무연락 자제, 업무 집중도 향상, 똑똑한 회의, 명확한 업무지시, 유연한 근무, 똑똑한 보고, 건전한 회식문화, 연차사용 활성화, 관리자부터 실천하기 등 10가지가 그것이다. 이 실천사항들이 제대로만 지켜지면 직장이든 가정이든은 언제든지 ‘천국’으로 거듭날 수 있고 ‘출산율’과 ‘생산성’이란 두 마리 토끼도 능히 잡을 수 있다.
최병권 울산시설공단 이사장은 이날 “공단 직원들에게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안정적인 근무환경과 여건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간선택제 근무를 적극 장려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고용지청과 맺은 협약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잖아도 최 이사장은 임신한 여직원에게 축하 이벤트와 출산 축하금을 마련해 주는 등 다양한 출산장려 시책을 추진해 왔다.
협약과 서약을 거쳐 울산고용지청과 손을 맞잡는 기업의 숫자가 ‘비 온 뒤의 죽순’처럼 쑥쑥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울산시설공단의 본보기 사례를 본받는 기업도 갈수록 많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