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조형물을 보며 35 황룡사치미의 美學과 조형②
신라조형물을 보며 35 황룡사치미의 美學과 조형②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0.1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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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필자는 진행 중인 실측아파트 조형물의 일부 제작을 감독 지시하려고 서울을 다녀왔다. 겸사해서 의뢰받은 다른 비구상 bronze 작품의 장소설정 때문에 강원 인제에 있는 모인(某人)별장의 방문을 마치고 귀가 길에 외설악산을 지나쳤다.

설악산은 벌써 산허리 까지 단풍이 내리고 있다. 절정기 단풍과는 달리 금주의 단풍은 녹색과 어울려서 싱싱한 감의 설익은 단풍색상이다. 내장사나 울산알프스 가지산은 단풍만의 일색 때문에 곧 눈길을 돌리게도 된다. 이와는 달리 한계령의 앞산단풍은 기암괴석에서 자랐고 어우러진 탓으로 각양형태와 다양 색상으로 피어올라서 청명청록색 가을하늘과 앙상블을 이룬 풍광경치를 맛봤다.

강행군 끝에 자정을 넘어서야 귀가했고 손도 못된 본문을 걱정하면서도 잠에 떨어 질 수밖에 없었다. 오늘 일요일 오후 2시 원고마감에 쫓기는 잠재생리로 하여금 4시간 만에 깨어난 머릿속은 원고내용만이 맴돈다. 그래서 일전 약속한 황룡사 종의 현존 입증을 시작하려했지만 10시간 이내로의 본문쓰기는 어불성설이다.

왜냐하면 그 간단한 내용도 3,4편의 연재분량일 뿐만 아니라 서두에 필요한 자료 때문이다. 황룡사 종의 현존입증에는 삼국유사가 필요하다. 유사 기록에는 종의 규모와 내용, 제작자 등이 한자로 종에 새겨져 있는데, 필자는 문구 내용의 기억이 어리하다. 그러나 자료조사에는 현재로 시간이 없기에 또다시 차후로 미루고 지금의 상념을 정리하여 본다.

신문독자의 천차만별로 인하는 본문쓰기가 조형물제작의 고심이상 이라고 절감하지만 서술할 내용의 자원은 많다. 그래서 미술이 조소와 회화에 관한 내용은 물론이고 이와는 전혀 별류로서 울산 조직폭력의 시원연재도 생각중이긴 하다.

70년대에 세계를 풍미했던 영화시리즈 ‘황야의 무법자’, ‘더티 하리’는 크린트 이스트우드였다. 현재도 명우, 영화감독이고 시장님으로도 실력과 명성이 드높다. 그는 넬리 킹 TV 프로에서 80세 됨직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 영화감독으로서의 표현할 구상과 기법은 무진장한다고 말한다.

그는 뇌세포가 감소된 말기노년인데도 아카데미상을 휩쓴다. 그의 실력은 영화에 대한 자부와 열정이 경험과 더불어진 번쩍하는 예지를 저장하여 분출을 제어한 겸손에 있다고 본다.

현대생리상, 부족함을 채우려는 과대망상의 욕심으로 선전과 과실을 능사로 하는 소인배를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된다. 그때 마다 크린트 이스트우드의 인간 됨됨이를 반추한다. 백발과 전제된 근육만의 체구로 달리는 그에게서 진정 인간의 존립성과 존엄성을 본다. 깊고 넓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그 고뇌의 흔적으로 패어진 주름의 노인 얼굴과 모습이다.

현대인의 10년 이상 수명연장으로 살아남으려는, 살아서 별 볼일도 없는 자(者)의 오래 살려는 본능만으로는 결코 이뤄질 수가 없는 주름이다. 그와는 달리 연장수명만으로 그어진 주름살 노인은 추하다.

원고마감 1시간 전인 지금 근근이 컴퓨터 키를 멈췄다. 조사, 토시에 따라서도 전혀 다른 내용의 문장이 된다. 그러나 추고할 시간도 없이 송고하여 독자의 기쁜 이해에 맡긴다. 나의 욕심을. <계속>

/ 향석 이동호 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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