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택배업계 ‘치킨게임’ 시작되나
울산 택배업계 ‘치킨게임’ 시작되나
  • 강은정 기자
  • 승인 2016.10.24 23: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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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택배 암암리에 단가인하 계약 진행 중
기존 택배업체 “공멸하자는 거냐” 거센 반발
울산지역 택배업계가 우체국의 계약택배 단가 인하 움직임으로 시끄럽다. 우체국이 적정단가에서 금액을 30%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택배업계가 반발하고 나선 것. 현재 CJ대한통운과 현대, 로젠, KGB 등 지역 내 일반 택배업체들은 우체국이 계약택배 단가인하 경쟁을 부추겨 공멸을 자초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4일 지역 우체국과 택배업계에 따르면 우체국의 계약택배 요금은 현재 2천800원 전후 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우체국이 최근 최저 1천800원까지 계약택배 요금의 인하를 추진 중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기존금액 대비 최대 30% 이상 낮아진 것으로 일반 택배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우체국이 이처럼 계약택배 단가 인하를 추진하는 데는 물량확보전쟁에 본격 돌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계약택배는 한 달에 100건 이상 택배를 보내는 업체 혹은 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일정 요금으로 택배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개인이 택배를 보낼 경우 4천원 수준이므로 계약 택배를 맺으면 훨씬 저렴한 값으로 택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보통 택배 계약자들은 한 달에 고정 택배 개수가 100개 이상이라면 토요일도 배송이 가능한 우체국 택배를 선호한다. 하지만 우체국 계약택배는 진입 문턱이 높고, 계약이 까다로워 일반 사업자들이 쉽게 맺지 못하는 상황이다.

계약택배의 현 시세는 월 100건 이상을 기준으로 할 때 CJ대한통운, 현대택배 등으로 보내면 2천200원 전후 사이고, 우체국택배의 경우 2천800원이다.

이처럼 단가 차이가 큰 탓에 계약자들은 일반택배사들과 계약을 맺는 게 보통이다. 중소업체의 경우에는 2천원 등 택배사에 따라 더 낮은 금액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택배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체국의 택배 수익상황이 나빠지자 우체국도 단가 이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인 사업자간 택배 계약거래가 많은 중구 성남동을 중심으로 거래가 확산되고 있어 우체국 택배의 시장 잠식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이처럼 우체국의 계약택배 가격인하 움직임으로 택배요금 출혈경쟁이 시작되자 기존 택배업체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반발이 거세다.

이미 우체국이 택배사업에 진출한 2000년 이후 단가경쟁으로 택배 가격이 반토막 난 상황인데 가격인하마저 진행한다면 가뜩이나 낮은 택배 단가가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중소업체 택배사 관계자는 “공공사업자인 우체국은 전국 유통망을 가졌기 때문에 택배요금마저 비슷해진다면 민간택배업체는 죽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상황인데 우체국마저 물량 뺏기 전쟁을 시작하면서 우리 중소업체들은 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택배업 종사자 김모씨는 “우체국의 계약택배 가격인하는 한정된 시장에서 가격 인하 경쟁(덤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택배시장을 공멸로 내몰수 있고, 중소 택배업체는 줄도산 하게 될 것”이라며 “우체국택배 요금이 제자리로 돌아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울산 우체국 계약택배 사업부 관계자는 “마케팅의 하나로 월 1만~3만건 이상의 계약택배(연합발송) 요금을 1천800원으로 낮추기로 했지만 기존 택배업계의 반발이 심해 잠정 중단한 상태”라며 “우체국 택배사업의 경우 우편과 같은 공공서비스와 달리 보편적서비스로 일반 택배업체와 경쟁을 하도록 돼 있어 일반 사업과 같기 때문에 단가 인하 결정이 법적으로 문제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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