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의 좋은 소식을 기대한다
현대차 노조의 좋은 소식을 기대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10.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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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12일 오후 3시부터 울산공장 본관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위원장이 참석하는 27차 임금협상을 시작해 정회와 실무협상을 거듭하는 등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2차 잠정합의안을 이끌어 냈다. 이번 잠정합의는 지난 8월 26일 1차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48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노사는 이날 밤 10시가 넘어서 기본급 7만2천원 인상(기존 개인연금 1만원 기본급 전환 포함),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잠정합의했다. 1차 잠정합의안 대비 기본급 4천원과 전통시장상품권 30만원 등을 추가 지급하는데 잠정합의했다.

노사가 임금협상 시작 5개월여 만에 극적으로 2차 잠정안에 합의한 것은 노조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갈수록 악화됐고, 정부마저 긴급조정권 발동을 강하게 시사하며 노사 모두를 압박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조 조합원들의 찬반 표결이라는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한다. 지난 8월 26일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바 있다. 이번 찬반투표에서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대표인 협상대표단의 합의를 존중하고 지역민심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오랜 산고 끝에 노사가 자율적으로 2차 잠정안에 합의했는데도 만약에 부결이라는 예상외의 결과가 나온다면 노사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협상단의 대표성 논란까지 예상되고 있는데다 장기간 파업에 따른 여론도 생각해야 한다.

현대차는 노조는 이번 협상을 두고 24차례의 파업을 진행하면서 회사 측이 밝힌 집계로 14만2천여대, 출고가 기준으로 3조1천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생산 차질을 초래했다.

현대차는 생산 차질 뿐 아니라 협력 회사들의 극심한 피해를 유발시켰다.

여기에다 최근 국내 산업계에 경영악재가 잇따른 가운데, 지역사회의 자연재해까지 겹치는 등 국가적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노사가 더 이상 대립을 지속한다는 것은 노사 모두가 상처만 남길 뿐이다.

이제 어렵게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로 넘어갔다. 결과는 조합원 손에 달려 있지만 국가적 어려움과 지역의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한다면 협상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을 하루빨리 해소하고 정상조업에 임해야 한다.

사실 현대자동차 노조의 임금협상 과정에서 파업은 어쩌면 연례행사로 고착화되었는지도 모른다. 매년 임금인상을 위한 투쟁을 벌이지 않은 해가 없다. 이번 기회에 임금협상에 대한 방법론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매년 파업을 되풀이하면서 천문학적 생산차질을 빚어야하는지, 수개월을 수십명이 모여서 임금협상이라는 문제로 엄청난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교섭권을 위임받은 노측 교섭대표가 회사측과 교섭을 마친 후 합의안을 놓고 또다시 인준투표라는 형식으로 조합원총회에 부치는데 이 또한 ‘그릇된 관행’이다.

교섭위원이 무려 30명씩이나 되는 것도 쉽게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다. 노사양측 교섭위원을 합하면 무려 60명이 넘는다. 이 때문에 신제품개발과 생산, 품질향상에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할 회사 고급인력이 매년 수개월씩을 협상에 매달려야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노사는 다시 한 번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미 잠정합의안은 마련됐고 결과는 조만간 나오게 된다. 지난달에는 지진으로 이번 달에는 태풍으로 울산시민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기회에 현대차 노조의 좋은 소식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이주복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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