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관광지로
국내 대표적 관광지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9.2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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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2016년 여름의 한중간, 대통령께서 울산을 깜짝 방문하시는 사건이 있었다. 해설사와 함께 태화강 십리대숲을 둘러보시는 모습이 담긴 사진은 한창 더운 날씨 속 대나무의 싱그러운 향이 신문지면 밖으로까지 전해지는 듯 많은 이들을 매료시켰고, 이후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십리대숲을 찾게 만들었다.

‘십리대숲’은 태화강을 따라 구 삼호교에서 태화루 아래 용금소까지 10리(약 4km)에 걸쳐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나무 숲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1749년 울산 최초의 읍지인 《학성지》에 ‘오산 만회정 주위에 일정 면적의 대밭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태화강변에는 그 이전부터 대나무가 자생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실 언제부터 이곳에 대숲이 존재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바로 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감탄과 마음의 안식을 가져다주는 십리대숲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덕분에 우리 주민들의 몸과 마음에 건강이 깃들고 이제는 전국적인 여행지로까지 발돋움하여 가까운 상가에 손님들을 끌어 모으는 효자노릇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것이 하나 있다. 십리대숲 주변에는 태화강대공원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음에도 대통령께서 다녀가신 무렵만 해도 대숲 외에는 내놓고 자랑할 만한 식물이 없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태화강대공원에는 봄이면 고혹적인 꽃양귀비가 초록 잎과 줄기 사이로 그 짙붉은 자태를 뽐낸다. 또 가짜인 듯싶어 만져볼 만큼 어여쁜 수레국화와 안개꽃, 작약꽃에 이르기까지 온갖 꽃들이 어우러져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의도의 2.3배 크기인 태화강대공원에서 펼쳐졌던 지난봄 봄꽃의 향연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그 황홀함에 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봄꽃의 흔적들이 잠시 지워지고 나면 그 자리에선 코스모스와 국화가 키 자랑을 시작한다. 마침내 여름의 끝자락에는 무리를 지어 더욱 매력적인 코스모스가 꽃동산을 이루고, 가을이면 탐스럽고 다채로운 국화꽃이 환한 미소로 나들이객들을 맞는다. 태화강대공원은 온실이 아닌 탓에 겨울에는 꽃을 만날 수 없지만 봄, 여름, 가을에는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꽃들을 계절 내내 만날 수 있다. 다만 대통령께서 방문하셨던 여름의 한중간은 아름다운 꼿 소식을 십리대숲과 함께 전국에 알릴 수 없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디 그뿐인가. 대공원과 태화강이 시원스레 내려다보이는 태화루(영남3루 중 하나, 2014년 준공)와 태화강대숲 맞은편 삼호대숲으로 한 번 가보자. 여름철이면 초록 대숲 위로 날아드는 백색의 귀족 백로 떼를 만날 수 있고, 겨울이면 장관을 이루는 수만 마리 까마귀 떼의 군무를 만날 수 있다.

우리의 큰 자랑거리이면서도 전국에 그다지 알려지지 못한 이러한 명소들도 이제는 태화강 십리대숲의 입소문과 더불어 유명세를 탈 수 있는 참 좋은 기회를 맞았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십리대숲’을 검색하면 수많은 블로그들을 접할 수 있다. 태화강대공원에서 아름다운 꽃들 사이를 산책하는 가족들, 신이 나서 징검다리를 뛰어넘는 아이들, 시원스레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는 주민들의 모습까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들이 화면에 펼쳐질 것이다. 알려야 할 것이 어디 십리대숲뿐이겠는가.

이러한 우리의 자랑거리를 새로운 여행지를 찾는 전국의 여행객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일에 공공기관이, 언론이, 주민들이 다 함께 나섰으면 좋겠다. 공공기관과 언론은 홍보에 앞장서도록 하자. 주민들은 SNS 같은 것을 활용해서 입소문을 퍼뜨리자. 그리고 지역을 찾은 여행객들에게 친절과 편의를 제공해 이분들이 태화강대공원을 다시 찾아오게끔 만들자. 그러한 노력이 지금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울산은 지금 지역 대표산업의 어려움으로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이런 시점에 지역 경기를 되살릴 무기는 ‘관광 울산’을 반석 위에 올려놓는 일이다. 태화강대공원을 시작으로 간절곶과 대왕암공원 등 울산의 여러 명소들을 함께 바깥세상에 내놓아 울산을 대표적 여행지로 발돋움시킨다면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모처럼 대통령께서 마련해 주신 좋은 기회를 번개탄삼아 꺼져갈 것만 같은 지역경제의 연탄에 회생의 불씨를 지피도록 하자.

김은경 중구 태화동주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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