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저효율 속의 이익집단
고비용·저효율 속의 이익집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9.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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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와 사회를 저결실(低結實) 사회로 몰아가고 있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는 정치권, 관료, 이익집단으로 이뤄진 이른바 ‘철의 삼각동맹’이 만든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사회 각 부문의 투자수익률(ROI) 저하를 통해 경제 성장률 악화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지난 26일 12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파업을 벌였다. 현대차 울산과 전주, 아산공장의 모든 생산 라인이 멈춘 것이다. 노조 조합원들은 출근하지 않고 부서별로 단합대회를 가졌다. 뿐만 아니라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기 위한 노동개혁 법안들은 대기업 노조와 야권의 반발에 밀려 제자리걸음 신세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 자동차산업의 국내 생산량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생산량에 역전 당했다. 자동차산업협회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8월까지 국내에서 만든 자동차는 277만3천67대(48.7%)로 해외 생산량(291만6천840대)보다 14만3천773대 적었다. 자동차 생산은 2009년만 해도 국내 비중이 65%로 해외(35%)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생산은 2011년 465만대를 정점으로 찍고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이날까지 총 20차례 최대 규모 파업을 겪고 있는 현대차 등 주요 업체들의 파업 영향에다 세계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물량 감소와 내수 절벽까지 겹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올해 해외 생산량 증가에는 지난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기아차 멕시코 공장(연산 40만대)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는 1996년 아산 공장(연산 30만대 규모)을 지은 이후 공장 신·증설을 하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차는 지난 20년 동안 해외에서만 공장을 11개 지어 생산 능력 314만대를 갖췄다. 일자리 4만600여개를 해외에서 만든 것이다.

이처럼 해외 생산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은 한국 공장이 생산 기지로서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2015년 기준 국내 자동차 5사(五社)의 평균 임금은 1인당 9천313만원이다. 이는 글로벌 경쟁 기업인 도요타(약 7천961만원)나 폴크스바겐(약 7천841만원)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도 한국(12.0%)이 가장 높았다. 도요타는 7.8%, 폴크스바겐은 9.7%에 그쳤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있다. 국내 자동차 5사의 최근 5년(2011~2015년) 연평균 인건비 상승률은 4.3%로 폴크스바겐(3.3%), 도요타(2.5%), GM(0.6%)보다 높았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연평균 임금 인상률은 각각 5.1%와 5.0%로 글로벌 업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인건비가 치솟지만 생산성은 거꾸로 내리막길이라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업계의 1인당 매출액(7억4천여만원)은 도요타(15억9천44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1인당 생산 대수도 도요타의 40% 수준이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HPV) 역시 한국은 26.4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와 GM(23.4시간)보다 길었다.

반면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멕시코와 중국에 있던 생산 공장을 각각 미국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로 옮기는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본국으로 생산 설비를 옮기는 ‘리쇼어링(reshoring)’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강성 노조로 표현되는 이익집단으로 인해 도요타보다 비싼 고임금의 신규 공장을 국내에서 지어 글로벌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는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 노조의 이기주의가 우리의 신규 공장과 청년 일자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고비용·저효율의 고리에서 벗어나 건강한 자본주의로 거듭나려면 사회 전반에 고착된 담합과 포퓰리즘 구조의 타파가 우선이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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