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疏通), 그 출발은 이해와 공감(共感)
소통(疏通), 그 출발은 이해와 공감(共感)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9.2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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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올여름 가장 핫(hot)했다던 영화 ‘터널’을 본 적이 있다. 퇴근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갇힌 어느 가정의 평범한 한 남자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이야기들이다. “저 구할 수 있는 거죠?”라며 굳게 믿는 터널 안에 갇힌 가장. “만약 제 남편이 살아있으면 미안하지 않겠냐!”며 희망을 놓지 않는 아내. “지금 저 안에 있는 사람, 아직도 살아있다”는 확신으로 포기하지 않는 구조대. 시간마다 정도를 더해 가는 소통(疏通) 부재에서 오는 무너져 내린 터널 밖, 그리고 터널 안의 이야기다.

최근 직장인과 대학생 사이의 세대 차이를 보여주는 테스트가 있었다. ‘코난’이 주인공인 만화 제목을 물었을 때 직장인의 81%는 ‘미래소년 코난’, 대학생의 79%는 ‘명탐정 코난’이라고 답했다. ‘커피’ 하면 떠오르는 노래를 물었을 땐 직장인의 70%가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잔’, 대학생의 72%는 10센치의 ‘아메리카노’라고 답했다.

이처럼 살아온 배경도 문화도 다른 여러 세대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리얼 삶의 터전, 직장! 우리 모두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모두 다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데 ‘무엇을 타고 목적지에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이 서로 다르다. 혹시, 어디로 향하는 버스인지도 서로 알지 못한 채 무작정 타기만을 바랐던 적은 없었을까?

젊은 시절, 경직된 직장 분위기 속에서 윗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살았던 ‘낀 세대’들은 이젠 젊은 친구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위계질서가 대단하던 시절에는 윗사람이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릴 때 아랫사람이 다르거나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다든가, 이런 것들은 상당히 힘들었다.

지시사항이 늘 일사천리로 착착 내려가던 그 시절. 관리자의 입장에서 ‘언제 했느냐’, ‘안 했느냐’, ‘빨리 해라’ 이렇게 말하는 역할을 맡게 되고 결과물을 빨리 끌어내기 위해 ‘그것만 챙긴다’, ‘급하게 서두르기만 한다’고 느낄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얘기했을 때는 일단 ‘네’라고 대답한 다음 자기의 의견을 개진하게 되는 형태의 대화가 많았다. 동료들의 이야기든 상급자의 이야기든 사람마다 가치나 의견이 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들은 다 중요하고 가치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서로의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상처가 되는 말을 하기보다는, ‘나’를 향한 것이 아니라 ‘업무를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세대 간의 갈등은 어느 시대, 어느 조직이나 있다. 결국 서로 팀워크를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 해결 방법이다. 그래야만 서로에 대한 오해나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어질 것이다.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을 나타내는 소통(疏通). 그 출발은 이해와 공감이라고 한다. 이 시대를 사는 오늘, 상대방을 좀 더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게 우선이다. 그 다음, 그 차이가 어떤 차이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 많은 대화를 통해 회의를 성사시키려는 노력, ‘마음으로 듣고 가슴으로 경청하고 눈으로 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인철 울산울주경찰서 경무계장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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