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 자살’ 막아야 한다
‘모방 자살’ 막아야 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0.0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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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탤런트 최진실씨가 목을 매어 숨진 뒤 이를 모방한 자살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다. 생명을 가벼이 여기고 감상, 비관에 빠져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길로 떨어져 버리는 나약한 풍조, 용기와 희망을 잃고 충동에 사로잡히기 쉬운 사회 정서가 몰고 오는 무서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입시 경쟁에 휩싸여 스트레스에 짓눌리고 있는 학생들에게 급격히 파급될 우려가 높다. 학교에서는 정규교육 과정을 잠시 멈추고 인간의 존엄성을 깊이 깨닫게 하고 생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긴급 교육시간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지켜줄 상담 교사를 많이 배치하고 자살 예방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본다. 그러면서 어떠한 삶의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강인한 정신을 심어주고 풍요로운 정서를 배양하는 교육 과정을 늘리는 정책을 연구하고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다.

가정에서는 가족 중 누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울증에 빠져 있지 않은지 다시 한 번 둘러보고 따뜻한 손길을 내밀도록 할 때이다.

행정기관과 여러 사회단체는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상담 전화를 늘리고 활기로운 생활을 이끄는 지속적인 캠페인을 펼칠 필요가 있다.

사회 경제적 혼란, 입시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이겨내지 못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자살자 수는 1만3천여명으로 2000년에 비해 두 배나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21.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다 수준이라고 한다. 사회 전체가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선진국으로 가는 대한민국이 ‘자살 공화국’의 멍에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한 평생 자살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살아가면서 생길 수 있는 기쁨과 슬픔, 행복과 고난은 어느 누구에게나 따르는 것이다. 개개인은 어려움을 견디는 힘과 스스로 용기와 희망을 찾는 지혜를 간직하고, 어려운 주위의 고통을 나누는 사랑을 품어가야 할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산 입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살아가려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그 힘을 주는 우주의 섭리는 예부터 회자되어 왔다.

최진실씨의 자살을 놓고 사람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원성을 높이는 경우가 많았다.

“사채업을 했다는 악성 루머 때문에 그렇게 목숨을 끊을 수가 있느냐” “두 아이가 있고 어머니가 살아 계시지 않느냐. 어떻게 그리 무책임할 수가 있느냐?”

특히 자식을 둔 어머니들은 ‘어머니의 책임’을 꼭 거론했다. 그때마다 대한민국을 지탱한 것이 어머니의 힘 때문이라는 뜨거운 느낌이 솟구쳤다.

연예인 자살은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지난해 1월 가수 유니가 목숨을 끊었고, 한 달 뒤에는 탤런트 정다빈이 숨진 채 발견됐다. 2005년 2월에는 영화배우 이은주가 자살해 충격을 몰고 왔다. 지난달 초에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탤런트 안재환도 연예계는 물론 사회 전체에 놀라움을 안겼다. 그리고 한 달도 안돼 톱탤런트 최진실이 집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인간과 사회적 병리현상이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악플’이라 불리는 인터넷 여론문화가 아까운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면이 있다고도 보고 있지만 본질은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는 심성, 나약한 인생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세상 사람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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