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교통사고 이야기
고래의 교통사고 이야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8.3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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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우리 고장 울산의 상징과도 같은 동물이다. 바다에서만큼은 특유의 유연한 몸과 지느러미로 잠영한 상태에서 최대시속 55km의 속력을 낼 수 있다. 또한 잘 발달된 초음파 감각기관 덕분에 바다 속에서는 다른 동물이나 지형지물에 부딪히지 않고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며 먹이사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래도 교통사고를 낸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렇게 영리하고 날쌘 고래도 교통사고를 낼 때가 있다. 포유류인 고래가 호흡을 하기 위해 바다로 올라오는 순간이다.

고래는 크기별로 최소 5분에서 최대 80분까지 잠수할 수 있다. 물론 바다 속에서는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고 과속, 끼어들기, 무단횡단 등 자유로운 잠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호흡을 위해 수면으로 올라올 때만큼은 다르다.

체내에 저장하고 있던 산소를 거의 다 써버린 탓에 뛰어난 감각기관에도 불구하고 수면으로 올라오는 것에만 집중을 하다 항해하는 선박과 충돌할 때도 있는 것이다.

순간의 방심과 한 방향 집중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다.

원숭이도 나무에 떨어질 때가 있고, 고래도 교통사고를 낼 때가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 인간은 어떨까?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하는 사고 정도는 능히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올해 현재까지 울산경찰청 관내에서 발생한 사망교통사고의 희생자는 38명이고, 그 중 보행자 사망사고는 16명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한다. 보행자 교통사고는 남부경찰서 관내에서만 5건이 발생했다.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 형제자매인 소중한 인명들이 안타까운 사고로 더 이상 가족들과 함께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사고 원인을 살펴보면 운전자의 운전실력 과신 때문도 아니었고, 중대한 법규 위반 때문도 아니었다.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사소한 부주의와 성급함, 한쪽으로 치우친 편향된 시선이 불행한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3원칙 준수’를 생활화하는 것이다. 보행자는 ‘방어보행 3원칙’(▲건너기 전 살피고 ▲건너면서 차 방향을 보며 ▲뛰지 말고 천천히 건너기)을 제대로 지키며 걷도록 하자. 운전자는 ‘방어운전 3원칙’(▲안전공간을 확보하고 ▲양보운전을 하며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를 예측하며 운전하기)을 철저히 지키며 운전대를 잡도록 하자.

‘오늘, 지금, 나부터 먼저!’란 말이 있다. 방어보행과 방어운전을 ‘오늘, 지금, 나부터 먼저!’ 실천해 보자. 그렇게 한다면 잘못된 사소한 습관 때문에 발생하는 교통사고로부터 나와 내 가족, 이웃의 생명을 온전하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안영례 울산남부경찰서 교통조사계장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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