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는 위기를 인식하라
현대차노조는 위기를 인식하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8.1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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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한번쯤 나가본 사람이라면 육대주를 누비는 현대차를 보면서 자부심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 각국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메이드 인 코리아 현대차’를 볼 수 있는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을 듯싶다. 국내에서 생산된 수출차는 점점 줄어들고 현대차 해외현지공장에서 생산된 차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추려는 듯 현대차노조는 공장을 멈춰 세우는 일에 오늘도 여념이 없다. 현실을 직시하고 제대로 변해야만 살아남는 세상이 되어버렸는데도 노조는 이에 아랑곳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현대차노조가 지난 10일과 11일 부분파업에 들어간데 이어 12일 1차 현대기아차그룹사 공동파업을 벌인다. 이로 인한 생산차질도 여름휴가 전 파업을 포함해 2만6천여대, 6천억원을 훌쩍 넘었다. 또 오는 17일과 19일에는 금속노조 총파업과 현대기아차그룹사 2차 공동파업도 줄줄이 예고하고 있다. 협상국면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회사 압박수단인지는 몰라도 현대차노조의 무분별한 파업관행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 보인다. 파업에 신물이 난 현장 조합원들의 원성도 아랑곳없다. 오로지 상급단체 일정에 착실히 따르며 자기 흥에 도취되어 있는 모양새다.

노조는 현대기아차그룹사 공동교섭을 요구하는 한편 “회사가 결단해야 한다”며 임금협상 부진의 책임을 회사로 돌리며 회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협상이란 것은 상충하는 이익을 공동선(共同善)의 방향으로 조율하는 과정이며 일련의 노력이다. 마치 맡겨 놓은 것 달라는 식의 일방적 교섭문화는 이제 바뀌어져야 한다. 회사가 요구하는 것은 무조건 안고 자신들의 요구만을 관철하겠다는 건 억지다. 파업명분도 약하다. 서둘러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파업권을 확보한 현대차노조는 지부교섭보다는 그룹사 공동파업에 더 열을 올리는 형국이다. 현대차노조 입장에서는 실익 없는 투쟁임을 내심 알면서도 공동파업에 떠밀려 그 자체가 목적인냥 투쟁 깃발을 올리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설상가상 현대차는 최근 국내외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수에서는 수입차 업체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정책마저 종료되면서 내수판매가 큰 폭의 급락세를 보였다. 해외시장에서도 유가하락, 신흥국의 경제 불안, 경쟁사와의 피 말리는 경쟁으로 그야말로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외 환경이 이 지경인데도 노조는 막무가내다. 물론 현대차노조는 정당한 요구를 위한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생산성은 국내외 업계 꼴찌수준이면서 연봉은 최고수준이라는 점 하나만 해도 여론은 차갑다. 그리고 현대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담보될 때만이 현대차의 미래를 보장받는다는 사실을 명심한다면 작금의 소탐대실의 우는 빨리 접어야 한다.

여름휴가 전 조기타결을 그토록 희망했던 조합원들과 협력업체 근로자, 울산시민 등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한번쯤 되뇌어보라. 여론을 무시하면 ‘노조의 독선’이라는 비난의 화살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제살뜯기식의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과 협력업체의 몫으로 돌아갈 뿐이다. “일자리를 얻을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고 싶다”는 어느 구직자의 고백을 구태여 빌리지 않더라도 수많은 취업준비생과 구직희망자에게 현대차는 신도 부러워한다는, 최고 선망의 직장 아닌가.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해본들 이미 버스는 지나가 버린 후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파업을 중단하고 근로자는 작업현장으로, 대표자는 교섭장에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주복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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