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이런 일이’
‘어찌 이런 일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7.1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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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출신 야구 선수 강정호(29·피츠버그)는 현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유력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강정호가 컵스전 이후 데이트 어플리케이션(앱) ‘범블’을 통해 만난 23세의 여성 A씨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시카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5일 보도했다.(중앙일보.2016.7.7.)

‘스스로를 가르치고 지도해야 한다. 그 누구도 그 일을 대신할 수 없다. 자신의 존재가치가 어디로부터 나왔는지를 탐구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그 누구도 좋은 일에 나쁜 일이 끼어들 수 있다.’ 지혜로운 자의 한결같은 가르침일 것이다.

고대 인도에 유명한 호신술사가 있었다. 스승은 제자들에게 호신술을 통달하게 했다. 제자들은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이겨낼 자신이 생겼다. 그러나 다만 한 가지 스승도 막아줄 수없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색(色)의 유혹이라고 했다. 색에 대한 호신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색은 이성이다. 남자에게는 여성, 여성에게는 남성이 색이다.

마등가는 사비가라(娑毗迦羅) 선범천주(先梵天呪)의 힘을 빌어 수행자 아난을 삿된 음행을 경계하는 계율을 파괴하려 했으나 지혜로운 스승에 의해 구제된다.《능엄경》 첫머리에 나오는 이야기다.

“재물과 색의 화는 독사보다 더 심하니 자기 자신을 잘 살펴서 그릇됨을 알고 항상 멀리해야 한다(財色之禍 甚於毒蛇 省己知非 常須遠離).” 이 말은 잘못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조심하고, 단속하고, 멀리하라는 경계(警戒)의 말이다. 목우자가 쓴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에 나온다.

불교의 관세음보살은 어리석은 중생을 설법을 통해 구제하는 역할자로 상징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동정(童貞)을 무너뜨리지 아니하려 하면, 제가 그의 앞에 동남(童男)의 몸을 나타내어 그를 위해 설법하여 성취하게 하며(若有衆生 不壞男根 我於彼前 現童男身 而爲說法 令其成就)…” 《능엄경》에 나온다.

“재색을 보거든 모름지기 正念으로 대할지어다. 몸을 해치는 기틀은 여색보다 지나는 것이 없고, 도를 상하는 그 근본은 화재(貨財)보다 더 미치는 것이 없다. 이런 연고로 지혜로운 자의 가르침은 계율을 드리워서 재물과 색을 엄금하시기를 눈으로 여색을 보거든 호랑이·뱀. 그런 것을 보는 것같이 하고, 이 몸에 금과 옥 같은 보물이 다다르거든 나뭇등걸이나 돌덩어리 보듯 해라.” 야운 스님의 <자경문(自警文)>에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은 집과 나라를 다스리기 전에 자기 몸의 처신부터 잘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조고각하(照顧脚下)’는 자기의 존재가치를 잘 살펴서 처신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매력적인 젊은 여자를 보아도 그저 썩어서 악취가 나는 걸어 다니는 시체’라고 생각하라는 지혜로운 자의 가르침을 알았던들, 학 깃을 통해 사람을 본 유동보살의 화현 신효거사의 수행 방편과 관련된 한 대산오류성중의 설화를 읽었던들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인생의 담을 차근차근 야무지게 잘 쌓아야 한다. 아직 좌우를 살필 나이가 아니다. 한 우물을 열심히 파야 할 나이다. 우물을 팔려면 수맥의 근원에 닿을 때까지 파고들어가야 한다.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된 강정호는 사법처리 결과와 관계없이 선수로서의 이미지가 추락하게 되었음은 물론 불가피하게 선수생활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입신양명(立身揚名)으로 앞길에 기대가 되는 나이여서 더욱 안타깝다. 처신을 잘하면 입신이 되고 양명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망신(亡身)이 될 뿐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행동이 입신이라면 뭇 사람으로부터 손가락질 당하는 것이 망신인 것이다. 홈런 한 방에 전 세계인이 환호성과 박수를 보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100세 시대에 30세는 시속 30㎞이다. 스쿨존을 살피듯 매사에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640일 만에 던진 89개의 공. 류현진(29·LA 다저스)은 희망과 아쉬움을 함께 안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류현진이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벌인 다저스타디움 홈경기에 선발 등판, 4와 3분의 2이닝 동안 8안타 2볼넷을 허용하면서 6실점했다.”(조선일보.2016.7.9.)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야구선수로 활동하는 강정호와 류현진에 대한 기사는 모두 마음이 간다. 한국사람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처녀(處女)가 처신하기를 좋아하여 침폭을 당하지 않으려 하면, 제가 저 앞에 동녀(童女)의 몸을 나타내어 그를 위해 설법하여 성취하게 하겠나이다.”《능엄경》에 나온다.

야구선수는 수행자와 같다. 삼진 뒤에 멋진 홈런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조류생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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