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현대’부추기는 현대차 노조
‘안티현대’부추기는 현대차 노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7.0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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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노조가 지난 5일 끝내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예상을 못했던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올해만큼은 설마 했었다. 요동치는 글로벌 경제상황 등 한치도 예측할 수 없는 대내외환경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금속노조가 짜놓은 7월 총파업 일정을 맞추기 위한 수순이다. 이날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낸데 이어 13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본격적인 파업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남이 뭐라 하든 꿋꿋하게 내 갈길 가겠다는 당찬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 보인다. 일모도원(日暮途遠)이라 했던가. 날은 저물고 갈 길 바쁘니 주위를 돌아볼 겨를도 없는 모양이다.

국내 최고액 연봉 1억원의 씀씀이에 익숙해지다 보니, 지금 받는 연봉도 부족해 파업으름장을 놓으며 더 많은 연봉을 요구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주말에는 골프, 연휴 때에는 이따금씩 해외여행도 다녀와야 하고 고급승용차에 노후준비를 위한 전원주택도 한 채 마련하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노릇(물론, 모든 이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현대차노조는 지난 5월, 노조요구안을 설명하면서 ‘표준생계비’가 부족해 임금인상 요구가 불가피하다는 게 현대차노조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보통의 직장인 3배에 가까운 연봉을 받으면서 표준생계비가 부족하다며 임금인상을 요구한다면 이를 수긍하고 고개를 끄떡일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결코 고울 리가 없다. 안티현대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엔저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냈지만, 사회적 정서와 분위기를 고려해 사실상 임금동결에 가까운 최저 인상폭(최근 3년 사이)으로 임금협상을 마쳤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다. 참으로 대조적이다.

노조는 그동안 7월 총파업을 공공연히 말하면서 회사의 결단만 남았다며 회사를 압박해 왔다. 7월말 휴가 전 타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가 결단하지 않은 탓으로 돌리려는 고도의 전략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기본급 15만2천50원 임금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 확대 ▲해고자 원직복직 ▲자동승진제 확대 ▲승진거부권 부여 등 노조요구안은 무리한 내용이 많은데다 교섭대상이 아닌 안건과 사회적 비난이 되는 불합리한 요구 등을 담고 있다. 그런데도 회사보고 결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억지가 아닐 수 없다. 그것도 결단할 수 없는 시기에 맞춘 듯 맡겨놓은 것 달라는 식의 일방통행식 요구는 더욱 그렇다.

숱한 파업을 통해 임금을 올려 왔고 노조의 투쟁력을 무한대로 키워 온 현대차 노조는 과연 많은 국민들이 이번 현대차 노조의 파업 수순 밟기에 얼마나 호응할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노조는 회사가 일괄제시를 하지 않아 결렬을 선언했다하지만, 회사가 일괄제시를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공감대형성을 위한 노력은 과연 얼마큼 했는지 궁금하다.

현대차노조는 사람나이로 치자면 올해 30살에 이른 어엿한 중년이다. 그럼에도 대리까지는 ‘자동승진’ 그 후부터는 ‘승진거부권’ 등을 요구한 것은 유치하다 못해 해괴망측의 끝판 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통상임금 대표소송에서 노조가 사실상 패소했음에도 통상임금을 더 확대해 달라는 것은 생떼가 아니고 무엇인가.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며 한마디로 자기 무덤에 삽질을 하는 꼴 그 이상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모두가 힘을 모아 경제난국을 극복하자고 허리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그런 건 난 모르겠고~”식이다. 최소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는지 안 넘었는지조차 모르는 현대차노조는 파업카드를 꺼내들기보다는 ‘안티현대’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왔는지, 그리고 현대차노조가 얼마나 지대한 역할을 했는지 한번쯤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이주복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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