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정신을 잃어요
이유없이 정신을 잃어요
  • 김은혜 기자
  • 승인 2016.06.1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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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 실신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는 여름철 노인들은 갑자기 이유 없이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흔히 ‘실신’이라고 불리는 쓰러짐 증상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특별한 조치 없이 수 십초 내에 저절로 의식을 회복하게 됩니다.

갑자기 발생한 일시적인 혈압 저하나 심박동 정지로 대뇌로 가는 혈류가 10초 정도 감소하면 뇌간(숨꼴)의 망상체 활성화계라는 곳에 허혈 상태(피가 잘 통하지 못하는 상태)가 발생해 갑자기 쓰러지게 됩니다.

정상 성인의 3~3.5% 정도가 살아있는 동안에 한번 정도의 쓰러짐 증상을 경험하는데,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합니다. 특히 70세 이상에서는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실신을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병원을 찾는 환자의 경우에는 응급실 환자의 3%, 입원 환자의 6%에서 실신 병력이 있습니다. 실신은 환자에게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습니다.

실신 당시 넘어지면서 얼굴이 찢어지거나 치아가 부러질 수도 있고 두개골 골절 같은 외상으로 입원 하거나, 운전 중에 실신이 발생해 중대한 사고를 초래 할 수 있습니다. 심장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돌연사의 전구 증상일 수 있습니다. 실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조기에 실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진단적 접근방법이 필요합니다. 실신 환자의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조사, 신체검사, 기립성 혈압변화유무, 심전도검사를 시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실신 원인이 밝혀지면 더 이상의 진단적 검사는 필요하지 않으나 의심질환의 단서가 있는 경우 필요한 적절한 검사를 시행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검사를 시행해도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신의 병력조사만으로 실신환자의 50% 정도에서 실신의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환자의 실신 상황을 목격한 주위 사람으로부터 그 상황을 알아 봐야합니다.

다른 선행질환이 없고 비교적 건강해 보이는 젊은 연령층이 실신 발생 전 가슴이 답답하거나, 속이 매스껍거나, 몸에서 힘이 빠지거나, 하품이 나거나, 어지럽거나, 식은땀이 나는 전구 증상을 동반했다면 심장신경성 실신(혈관미주신경실신)이나 정신과적인 원인이 많습니다. 갑자기 쓰러질 때 당시 의식 소실이 오래 지속되고 혀를 깨물거나 사지의 경련을 동반하고 회복기에 의식의 혼돈이나 심한 두통 증상이 있었으면, 발작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 특정한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실신의 경우도 있는데 비교적 젊은 연령층의 남자가 음주 후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 도중이나 본 후에 잘 발생하는 실신의 경우 배뇨성 실신이라고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신 환자의 병력 조사 시 실신 당시 약물복용 유무, 가족병력, 빈맥, 흉통, 호흡곤란 등이 동반되었는지 반드시 물어봐야 합니다.

이유 없이 정신을 잃거나 쓰러지는 실신의 경우는 주위에서 뿐 아니라 본인이 경험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실신환자의 경우 방치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 할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 후 정확한 병력 청취와 이에 맞는 적절한 검사를 통해 실신의 정확한 원인을 알고 이에 대한 치료 및 대처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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