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절벽과 오포세대
고용절벽과 오포세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5.2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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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자녀 세대, 일명 ‘에코세대’의 영향으로 20대 인구와 대학 졸업자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정년 연장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가 더욱 어렵다. 취업이 어려워 ‘삼포세대’니 ‘오포세대’니 하는 말들이 유행하는 시기임을 빗대어 지금을 ‘고용절벽’의 시대를 넘어 ‘고용철벽’이라고 부른다.

이렇듯 위기에 봉착한 한국사회는 온통 ‘절벽사회’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지금 다양한 절벽에 서 있으며, 한 발만 삐끗하면 여지없이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판박이가 되어 가는 것을 부인(否認)하고 싶지만 각종 절벽시대와 신음하는 오포세대에서 한국경제의 민낯을 볼 수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4학년 학생들에게 어떠한 직장에 가기를 원하느냐고 묻는다면 하나같이 비슷한 대답을 한다. 삼성이나 현대차 같은 대기업에 가고 싶다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대답에 이번엔 질문을 바꿔 어떤 조건의 회사에 가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이 대답 또한 항상 어김이 없다. 1등은 돈 많이 주는 회사, 2등은 복리후생이 좋고 정년이 보장된 회사, 3등은 힘들지 않고 여유 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다.

아쉽게도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졌다고까지 표현되면서도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쉽사리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 장기간 미취업자를 의미하는 ‘장미족’, 31세까지 취직 못하면 길이 막힌다는 ‘삼일절’ 등 취업과 관련한 어두운 신조어 탄생이 이를 방증(傍證)한다.

구직자는 끝을 모르고 불어나지만, 일자리 수는 결코 그 증가세에 맞춰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들쑥날쑥하기 짝이 없는 임금 격차는 청년들로 하여금 더욱 양질의 일자리만을 바라보게 한다. 대기업인지 중소기업인지,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가 다른 모든 것들을 밀어내고 가장 절대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아버린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젊은이들은 연애와 결혼 및 출산,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라는 인생의 찬란한 순간들을 하나둘씩 포기해 버리고 만다. 개인의 힘으로는 어떻게 해봐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자신은 이미 다섯 가지를 포기해 버리고도 모자라 저축과 희망, 꿈까지 차례로 포기하는 ‘육·칠·팔포세대’라고 자조하는 이들까지 있음에도 ‘오포세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 기성세대는 여전히 많지 않은 것 같다. 그간 ‘청년’이 들어간 정부의 정책이나 사업은 부지기수였지만 피부로 와 닿을 만한 개선효과는 거의 없었다. 속이 썩어가는 것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거시적이고 가시적인 지표의 개선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오포세대’를 빚어내는 구조와 의식은 여전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눈이 높은 젊은이들의 탓이 크다고 지적한다. 또 일각에서는 차라리 다 포기해 버리고 지금 상황에 감사하고 즐기고나 살라며 젊은이들에게 ‘달관세대’라는 이름까지 붙여준다.

슬픈 비정규직 600만 시대, 청년실업 100만 시대에 이어 학업 마치고도 취업 한번 못한 청년 64만 시대와 함께하는 현재의 ‘고용절벽’ 문제는 단순히 정규직과 비정규직, 청년과 중년 일자리 격차를 가지고 논할 수준은 이미 지나쳤다. 중소기업의 임금·처우 문제 해결과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 할 방향이다. 또한 정부는 현재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통해서 이 문제를 풀겠다고 하는데 청년 고용을 명분으로 기존 고용자의 처우만 하향조정하는 희생을 강요하는 우(愚)를 범해선 안 된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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