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에 바란다
가정의 달에 바란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5.1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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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유난히도 따라붙는 수식어가 많은 달인 것 같다. 신록의 계절, 계절의 여왕, 장미의 계절, 가정의 달 등 표현도 가지각색이다. 그중에서도 ‘가정의 달’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어린이날(5월5일)을 시작으로 어버이날(5월8일), 스승의 날(5월15일), 성년의 날(5월16일), 부부의 날(5월21일) 등 가족과 관련된 날들이 많은 것도 이유일 테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정의 달은 돌아왔다.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되새기는 달이지만 흔들리는 가정의 모습들이 그려질 때면 마음 한 쪽이 아려온다. 올해도 가정의 달을 즈음해 곳곳에서 나오는 자료들을 접할 때면 아동학대, 가정폭력, 이혼 등으로 멍들어가는 가정의 한 단면을 보게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이혼 건수는 10만9천200건으로 2014년보다 5.5% 줄었고, 조(粗)이혼율도 2.1건으로 집계돼 1997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평균 이혼연령도 높아지고 있어, 남자 46.9세, 여자 43.3세로 남녀 모두 40대 중반에 부부의 연을 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혼연령이 올라가면서 이혼부부의 평균 혼인지속 기간도 2014년보다 0.3년 늘어난 14.6년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혼인지속기간 20년 이상의 이혼 건수가 전체 이혼의 29.9%를 차지해 황혼이혼 증가 추세를 반영했다. 또한 결혼기간 4년 이하의 부부 이혼도 22.6%로 20년 이상 부부 이혼 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울산은 조(粗)혼인율 상위 6.4건으로 세종시의 8.2, 서울시 6.5건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울산지역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2년 343건, 2013년 504건, 2014년 668건, 2015년 671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러한 이혼이나 아동학대 문제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정부와 각 기관들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역부족인 모습이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을 바라볼 때면 해결해야 할 삶의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그저 따뜻하지만은 않은 오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각 지자체와 관련 단체에서는 가족을 위한 많은 행사를 개최했다. 어린이날은 아이들에게 많은 추억을 남길 수도 있고, 어버이날을 의미 있게 보낼 수도 있었지만 모든 가정이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추억을 쌓는 동안 부모는 싸우고 있을지 모르고, 어느 가정에서는 아이를 학대하고 있을 수 있다.

지금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그런 사례들이 흔하게 나타나고 있는 우리 사회가 ‘행복위기사회’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것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지금 5월 속에 있다. 가정의 달이라는 취지에 맞게 이곳저곳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그 의미를 돌아보는 노력들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가족의 형태가 아무리 다양해져도 변하지 않는 건 누구나 온전한 행복을 누릴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오월이 끝나려면 아직 절반이나 남았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기에도 충분한 시간이 아닐까.

가정의 달 캠페인이나 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행복위기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가족을 살펴보자. 아이들이 행복한지, 배우자가 만족하는지, 부모님 마음이 편안하신지 관심을 갖자. 걱정이 있다면 함께 나누며 이 사회의 경고등을 가족을 통해 잠재울 수 있는 치유가 필요하다.

5월, 가정의 달 가족의 내면을 살피고 아이들에게, 배우자에게, 부모님에게, 형제자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교류를 통해 아동학대 없는 가정의 달이 되길 희망한다.

<이주복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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