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충신 박제상에 대한 논란들 (上)
신라충신 박제상에 대한 논란들 (上)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5.1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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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만고충신 박제상에 대한 역사서와 유적지에 관한 몇 가지 논란들이 있어 필자가 연구한 한도 안에서 비교·검토해 보기로 한다.

그런 논란들이 생긴 원인은 그의 활동시기가 벌써 1천600년이나 되었고, 그의 활동에 대한 역사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의 기록이 엊그제같이 명백하지 않기 때문이다. 100년만 지나도 기록이 분명하지 않으면, 사건이 발생한 장소와 그 지명이 오락가락 헷갈리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박제상(朴堤上)은 못 둑(堤) 안이나 위(上)에서 살았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본다. 그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후예로 파사이사금(婆裟尼師今)의 5대손이라 한다. 눌지왕의 부름을 받고 삽량주(?良州, 현재 양산)의 간(干) 혹은 태수(太守)였던 박제상은 고구려에 가서 왕제(王弟) 복호(卜好, 寶海)를 구해 왔다.

박제상은 복호를 구해서 귀국한 후에는 집에도 들르지 않고 곧바로 율포(栗浦)를 떠나 왜국으로 건너가 미사흔[美海]을 신라로 돌려보냈다. 왜왕이 그를 벼슬과 재물로 회유하려 했으나, 그는 “차라리 계림(鷄林)의 개나 돼지가 될지언정 왜국의 신하가 되지는 않겠다. 차라리 계림의 형벌을 받을지언정 왜국의 작록(爵祿)은 받지 않겠다”며 끝끝내 버텼다. 왜왕은 노하여 박제상의 발가죽을 벗기고 갈대를 배어 그 위를 걸어가게 했다. 그래도 박제상이 굴하지 않자, 왜왕은 목도(木島)라는 섬 속에서 불태워 죽였다.

박제상의 출생지가 어디일까?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그리고 ‘동국여지승람’ 인물조에서는 그를 왕경인(王京人)이라 하여 경주 출생설을 밑받침하고 있다. 조선 성종 때의 ‘동국여지승람’에는 그가 양산의 인물조가 아닌 명환(名宦)조에 실려 있었는데, 조선 후기에 와서 양산인들이 그를 ‘양산읍지’의 인물조에 실었다.

명환조는 다른 지역에서 출생해서 그 지역에 부임해 복무했던 관리에 대한 기록이었다. 경주에서 태어난 박제상이 양산 태수로 근무했다고 짐작되지만 양산인들은 조선 후기의 ‘양산읍지’를 보고 그가 양산 출신자로 여기게 되었다.

박제상이 울산 출신이란 기록들도 보인다. 조선 광해군 때 울주군 두서면 전읍리에서 태어난 이의립(李義立)은 철과 유황을 발견해서 조선의 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분이었다. 그의 ‘구충당선생문집’에 실린 시의 서문에는 “박공은 (치술)령 북쪽 몇 궁(弓)쯤 되는 곳의 못 안마을에 살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박제상이라 하였다”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것은 박제상의 거주지를 알려주는 유일한 기록이다. 구충당(求忠堂) 선생이 못안마을과 가까운 곳에 4백여 년 전에 살았기에, 이 기록은 신빙성이 매우 크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울주향토사연구소 「박제상 문화제 학술심포지엄」(송수환 박사 글).

신라시대에는 현재의 두동면이 경주 땅이었으니까 왕경인으로 표현한 역사서들이 맞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의 처가가 두동면 월평리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 두동면은 울산 땅으로 되었으니, 박제상은 울산 출신이라는 말이 옳을 것이다.

박제상이 왜국으로 떠날 때의 ‘발선처(發船處)’가 어디였을까? 울산인들은 ‘율포’가 현재 강동동 구유리(舊柳里) 제전[楮田]이라고 추측한다. 그 까닭은 고려 때 정자 앞바다를 율포라 했고 고려 제8대 현종 때 유포(柳浦)로 개칭되었기 때문이다.

강동에는 옛날에 밤나무와 버드나무가 많았다고 한다. 석굴암연구회에서는 정자동사무소 북쪽 약 4백 미터 지점의 벽산아진비치타워아파트에 못 미친 ‘언덕한우숯불갈비집’ 도로 맞은편(서쪽) 언덕 위를 발선처라 추정하고, 1989년 10월 화강암 자연석 비석에 「신라충신박제상공사왜시발선처(新羅忠臣朴堤上公使倭時發船處)」라 기록하여, 그 날 박제상의 장도(壯途)를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경주인들은 박제상 발선처를 경주시 양남면 하서리 또는 진리(津里)라고 주장한다. 이곳 바닷가에는 김씨 부인이 떠나는 남편 박제상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는 동메라는 작은 산이 있다.

<下편에 이어짐>

김원 등산전문작가/향토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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