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학교폭력 ‘사이버불링’
소리 없는 학교폭력 ‘사이버불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5.1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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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학기 초는 4대 사회악 중 하나인 학교폭력 발생이 가장 우려되는 시기이다.

흔히들 ‘학교폭력’이라 하면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물리적인 폭행·상해를 먼저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학교폭력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필수 매체가 되어버린 온라인과 스마트폰 등 어두운 그늘 속의 학교폭력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교육부 조사를 보면 학교폭력의 횟수는 줄어든 반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이버폭력은 오히려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학교폭력의 대표적인 사례가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이란 것이다. 사이버불링이란, 사이버 상에서 특정인을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집요하게 괴롭히는 것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 같은 것을 통해 심한 욕설 등으로 상대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를 일컫는다.

‘사이버불링’의 종류에는 카카오톡을 이용해 단체대화방에서 A친구를 초대한 다음 단체로 욕설을 퍼붓는 ‘떼카’가 있고 단체대화방에 A친구를 초대한 뒤 한꺼번에 나가버려 A친구만 남겨놓는 ‘방폭’, 그리고 A친구가 단체대화방을 나가면 계속해서 초대해서 괴롭히는 ‘카톡감옥’이 있다.

또한 최근에는 ‘빵 셔틀’을 넘어 스마트폰의 테더링 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부족한 데이터를 상대방으로부터 충족시키는 ‘와이파이 셔틀’과 모바일 메신저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해 자신이 가지고 싶은 물건을 골라 상대방에게 선물하라고 하는 ‘기프트콘 셔틀’까지 있다고 한다. 선물이 지니는 기쁨과 설렘이라는 본연의 의미가 무색해져 버린 지금의 현실이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청소년들은 폭력 일종인 ‘사이버불링’을 하나의 놀이나 일상의 소통수단과 같이 가볍게 생각한다. 또 현실이 아닌 사이버상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피해의 심각성에 비해 가해 학생들의 범죄의식이 낮다.

또한 사이버 상에서 발생하는 특성 때문에 한번 게시된 비방과 욕설은 걷잡을 수 없이 순식간에 퍼져나가 삭제하기가 어려운 탓으로 2차, 3차 피해로 이어져 피해학생에게는 더욱 더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리고 시간적, 공간적 제약도 없기 때문에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이뤄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부모나 교사가 쉽게 인지할 수도 없어 큰 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이버불링’에 대처하는 방법을 한 번 알아보자. 피해학생은 폭력 상황을 나타내는 화면을 캡처하는 등으로 증거를 확보하고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즉각적으로 알려 도움을 청해야 한다.

또한 경찰청 안전Dream 홈페이지(www.safe182.go.kr), 학교전담경찰관, 학교폭력 신고센터 117로 신고하거나, #1388, #0117 문자발송 신고, 학교폭력 신고 앱 ‘117 CHAT’ 등을 통해서도 신고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자녀, 자신의 학생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다. 자신의 자녀가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않는다거나 휴대폰 요금이 평소보다 많이 나온다면 혹시 사이버불링에 시달리는 것은 아닌지, 학교폭력의 피해로부터 도와달라고 애타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리적인 폭력뿐 아니라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는 폭력도 심각한 학교폭력의 하나다. 이러한 사실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근절시켜 한 번뿐인 10대 학창시절이 인생에서 좋은 추억의 시기로 남을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따뜻한 관심으로 지켜주었으면 한다.

<박은성 울산지방경찰청 1기동대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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