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세계 1위 ‘노쇼(NO SHOW)’
부끄러운 세계 1위 ‘노쇼(NO SHOW)’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5.1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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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을 해놓고도 말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한국인의 ‘노쇼(NO SHOW)’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음식점이나 비행기, 열차, 고속버스, 병원처럼 사회 곳곳에서 발생한 노쇼 피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4조 5천억원으로 추산된다. ‘노쇼’는 엄청난 매출 손실과 함께 그에 따른 고용손실도 10만8천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각종 업계는 노쇼로 인해 큰 손해를 입고 있으며 특히 소규모로 운영되는 식당 등 자영업자들은 노쇼로 인해 가게 문을 닫기도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예약 100건 당 15건의 노쇼가 있을 정도로 노쇼가 만연해 있다.

항공사별 노쇼 고객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예약부도(노쇼)율은 국내선이 7.5%, 국제선은 4.5%다. 심지어 서울대병원의 노쇼율은 15.6% 정도 된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환자들도 많은데, 결국은 진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그런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외국의 경우 제도적·인식적 측면에서 ‘노쇼족’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한 조건들이 잘 갖춰져 있다. 미국은 1990년 이후로 노쇼족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음식점을 예약할 때 신용카드 정보를 받고, 노쇼족에게 위약금을 물리는 정책을 시행중이다. 또한 미국을 제외한 외국에서도 ‘노쇼’ 자체가 민폐(民弊)라고 여겨지며 지양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노쇼족에 의한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아직은 미비한 상황이다.

항공용어에서 유래된 ‘노쇼’라는 용어는 최근 병원, 공연장, 호텔, 미용실, 대리운전 등 서비스업에 전반적으로 쓰이는 용어가 됐고, 최근에 사용되는 ‘노쇼족’은 예약을 하고 나타나지 않는 손님을 뜻하는 말로 ‘예약 부도(豫約 不渡)’라고도 불린다.

음식점을 예약하곤 통보도 없이 안 나타나는 ‘노쇼’의 악습(惡習)은 어려운 이웃들을 돕거나 공익행사를 지원하는 자원봉사 활동에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노쇼가 심하다보니 이들을 기피하는 기관도 있다.

5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울산 태화강대공원 봄꽃축제와 울산 옹기축제는 무사히 마쳤지만, 울산 쇠부리축제와 울산 고래축제, 그리고 울산대공원 장미축제가 연이어 개최된다. 하지만 주관부서에서는 ‘축제 망치는 자원봉사자들의 노쇼’가 걱정이다.

서울지역 자원봉사단체의 작년 한해 노쇼 비율은 15%대로 2~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자원봉사자 모집 당시와는 매우 대조적이다. 이에 최근 봉사기관이나 단체들은 노쇼를 감안해 모집인원보다 10%를 더 뽑기에 이르렀다.

실례로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자원봉사단체 측은 ‘피해자 가족을 돕겠다’는 전국의 신청자들을 위해 셔틀버스 편을 마련했지만 20여명이 타는 버스에 단 한 명도 안 탄 경우도 있었다. 비슷한 상황은 2015년 안산 희망마라톤에서도 전개되었다. 개막 2시간 전 행사 진행을 돕기로 한 자원봉사 지원자 800명 중 200여명이 나타나지 않아 자원봉사센터 직원들은 물론 참석 자원봉사자들의 고충이 상당했다고 한다.

이 같은 노쇼족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올바른 예약 문화에 대한 자정 운동을 시작하기도 했다니 다행이다. 지금까지 소비자 권리 보호에 초점을 맞춰온 정부의 소비자정책이 앞으로는 ‘소비자의 책임’도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절실해 보인다. 사소하게 지키지 않는 약속 때문에 누군가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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