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人事)는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다
인사(人事)는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2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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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산광역시 교육청 황일수 교육국장
‘인사는 자기가 능력을 길러 자격을 갖추고 자기가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옛날 어른들의 말에 기차표를 갖고 있어야 기차를 골라 탈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인사에 관해 교육국장 자리가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지 이 말이 대변해주고 있다.

황일수 국장은 black hole로 통한다. 천체 물리학의 ‘black hole’은 아주 강한 중력으로 빛과 전파까지 모든 것을 흡수해버린다는 가상적 구멍을 말한다. 이처럼 울산광역시 교육에 관한 어떤 문제나 건의나 모두 받아들이고, 일정 기간 동안 합리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해 최종 결정을 내려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런 수용과 협의와 결정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울산시 교육정책을 시행하면서 의사소통이 안돼 해당부서로부터 아직까지 억울했던 일을 경험한 일이 없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울산교원단체총연합회장을 맡으며 교원조직의 운영 실태를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정책의 당위성 분석을 우선으로 하고, 이를 바탕으로 설득력을 얻으며 일을 추진한다. 따라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정책의 입안과정에서도 전교조의 어떤 특성을 먼저 고려하지 않아도 교육의 여러 정책들을 차분하게 시행할 수 있었다.

황 국장은 지난 72년 3월 1일 울주군 두서초등학교에 발령을 받아 울산과의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다시 대구대학(야간학부)에서 중등 교사(국어과) 자격증을 받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했다. 중등 담당 장학사, 학성중, 대송고 등의 교장을 거치며 초등과 중등의 경험을 고루 쌓아 교육국장의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

울산교육의 안방 살림, 교육과정 운용에 관해 총괄적 책임을 지고 있으면서 “칼날이 서 있지 않은 기법은 어디에서 나왔는가?” 질문하니, 잠시나마 뜸도 들이지 않고, 분명하게 대답한다. “학교 일선에 근무할 때는 원리, 원칙에 철저하고, 많이 까다로웠다. 그러다가 카운슬링 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밟으며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태도가 길러지면서 많이 변했다.” 사실, 현대를 살아가면서 내 주장도 중요하지만, 남의 이야기도 중요하게 여겨 들어주는 기술이 자신의 성장에도 필요하다. 물론 가식적 제스처가 아닌 진실한 마음으로 들어주는 태도이다. 나의 입맛에 맞는 음식만 골라먹어 영양결핍증에 빠지는 것과 나의 생각, 나의 종교에 맞는 것만을 고집하다가 다양성 결핍증에 걸리는 것은 똑같다. 황 국장은 음식을 골고루 먹는, 교육민주주의 다양성을 십분 발휘하는 사람이다.

교육국장으로서 울산광역시 교육계의 인사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일반 사회의 인사도 마찬가지겠지만, 교육에서 학교장의 학교경영능력은 승진점수로만 판단되지 않는다. 일선의 교사들이 경력을 쌓고, 여러 가지 승진에 필요한 점수관리를 잘 하여 전문직으로, 교감으로, 그리고 교장으로 자신의 교육에 대한 꿈을 펼치는데 학교 경영을 잘하는 사람과 어딘가 부족한 사람들이 있다. 교육에서는 인사의 투명성이 가장 잘 시행되고 있는 데에 비해 경영능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점수로만 자리를 챙기는 경우가 생긴다. 앞으로 개선책을 연구해야 할 일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무능한, 다른 생각만 하는 학교장들에게 반성해볼 계기가 되는 하는 말이다. 그러나 황 국장 스스로 ‘법대로’를 좋아하니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다. 교육이 본래 그런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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