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의 최우선은 안전이다
작업장의 최우선은 안전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4.21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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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중공업이 1972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작업을 하루 동안 중단하고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평소 같으면 쇠망치소리와 크레인 작동 등으로 활력이 넘처야 할 생산현장에서 적막함만 감도는 가운데 근로자들은 2~4명씩 짝을 이뤄 작업장 주변을 꼼꼼히 살폈고 팀장들은 ‘안전제일’이라는 노란 완장을 차고 건조중인 배가 접안된 안벽에서 그레인 체인의 이상 유무를 살피며 팀원들에게 안전교육을 다시 실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공장 전체에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위험요소의 제거방안과 안전작업에 대한 토론도 벌였다. 이날 근로자들은 스스로 ‘자기안전 점검표’와 ‘안전다짐 서약서’를 작성해 각자 사물함에 부착하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현대중공업이 이날 하루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데는 인건비만 83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이어 발생하는 중대 안전사고는 이 비용으로도 감내하기 힘든 손실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 울산지청도 사업장 내의 잇단 사망사고에 대해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내 200여대의 모든 지게차 운행을 중단하는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상주시키는 강도 높은 근로감독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명령은 강도가 높다. 일반적으로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진다해도 사고현장의 안전시설이 개선되면 이를 해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계속되는 안전사고는 시설의 문제가 아닌 근로자들의 의식문제라는 판단으로 근로자들의 안전교육의식 확립에 중점을 두고 근로자들의 의식이 개선될 때까지 지게차 운행이 전면 중단된다.

결국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사 측에만 전적으로 물을 수는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경영위기와 경기침체에 따른 노사관계의 악화 등으로 인한 작업현장의 불안감이 근로자들의 부주의와 해이로 이어져 잇따른 사고를 불러 왔다.

이러한 창사 44년 만에 작업을 전면중단하며 세심한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 것은 현대중공업이 엄청난 적자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작업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한데 대한 자기성찰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현대중공업 노사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함께 사고예방에 나서야 한다. 현대중공업 권오갑 사장은 연이은 중대재해는 내부의 안이함과 나태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모든 관리자부터 경영층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각오로 획기적인 수준의 안전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도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사에게만 물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안전한 작업장을 유지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고만 발생하면 회사 측의 지나친 노동 강요니, 불안전한 작업환경이니 하고 불평만 하지 말고 안전제일의 작업원칙을 준수하고 규정에 따라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산업현장에서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안전사고로 인간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사고가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에서 인간의 목숨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젊은 청춘을 산업현장에서 보내며 가정과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이 시대의 근로자들이 사소한 부주의로 한 순간에 세상을 달리한다며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과 친지들의 고통을 얼마나 커겠는가. 그 보상은 무엇으로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현대중공업의 대책을 보면서 각 사업장에서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철저한 공적관리와 규정 준수를 당부한다.

<이주복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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