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한 문화재청의 태도
불쾌한 문화재청의 태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2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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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던진 돌멩이 하나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다. 문화재청 눈에는 국보 285호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전국에 깔려있는 문화유산 중 하나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울산지역민들에겐 소중한 자산이고 자긍심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

지역출신 국회의원에게 ‘한마디 전했다’고 해서 문화재청의 입장을 밝혔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괘씸하고 고약하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이건무 문화재청장이 지난 8월 지역출신 정갑윤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만나 “향후 1년동안 암각화가 수면위로 나오는 52m 수위로 사연댐의 수량을 조절해 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방안을 결정하는 게 바람직 하다”고 했다 한다.

또 다시 1년의 관찰 기간을 거쳐 ‘차후에 논의하자’는 자세인 듯 한데 문화재청의 그런 엉거주춤한 자세를 받아 들일 수 없다. 사실 그 동안 반구대 암각화 보존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국가기관과의 갈등 중심에는 문화재청의 어정쩡한 자세가 자리하고 있었다. 암각화를 국보로 지정만 해놓고 보존대책은 마련도 못한 채 비난여론이 불거질 때마다 적당히 순간만 모면하는 태도를 견지해 왔기 때문이다.

뚜렷한 대책도 없이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 아닌가. 이제 문화재청은 이 문제에 관한 한 해당 지자체의 조언과 해법에 따르길 권고한다. 멀리 떨어져 앉아서 주무부서의 권위나 행사하려는 태도를 버리란 얘기다.

울산시도 좀 더 확고한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하길 바란다. 환경문제, 수위 조절로 인한 식수문제, 문화유산 보존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 그렇다면 최고의 가치 순위에 따라 방법을 결정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울산시가 제시하고 있는 ‘터널형 수로 변경안’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정종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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