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내하청 문제 이제는 결론짓자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 이제는 결론짓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3.1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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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내하청 문제가 아직도 마침표를 찍지 못한 데 대해 “도대체 뭐가 문제냐?”며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를 ‘글로벌 경영위기’가 점점 더 심화되는 상황에서 불법파견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것은 기업경쟁력만 약화시킬 뿐이다. 더욱이 청·장년을 막론하고 ‘일자리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런 사안으로 날을 지새는 것은 자칫 있는 일자리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사 공히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특히 ‘투쟁’의 호재(?)로 여기는 극소수에게 무조건 추종하는 일부 조합원들에게 꼭 하고 싶은 충고가 있다. 귀에 듣기 좋은 구호일수록 되레 자신을 희생의 담보물로 삼을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솔직히 말해 구직자 입장이 아니더라도 현대차 사내하청은 부러운 일터다. 말이 사내하청이지 웬만한 협력업체나 중견기업보다 나은 임금과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은 당사자들도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법(규제) 때문에 기업경영의 여러 방편 중 하나인 사내하청 운용을 두고 합법·불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구제타파!” 목소리가 높은 것은 국제적인 상황을 무시한 소위 ‘갈라파고스 규제’가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오랜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사내하청에 대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기에 앞서 이 문제를 선제적·능동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2년 5월 ‘사내하청 특별협의’를 구성했다. 협의체 구성 후 현대차 노사는 물론 하청지회·하청대표·금속노조까지 참여하는 다자간 난상토론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생산공장 불법점거, 죽봉폭력, 철탑점거 사태를 비롯해 이런저런 불미스럽고 안타까운 일들도 많았다. 심지어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와 비교할 수도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일하는 타 지역 근로자들이 소위 ‘희망버스’를 타고 와서 응원(?)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다. 마치 백석꾼이 천석꾼 집에 찾아와 “더 부자 되세요”라고 축원하는 격이었다. 지난 대선 때는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람까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바람에 노사갈등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특별협의는 3주체 협의, 5주체 협의, 실무자 협의 등 다양한 회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해 말까지 4천여명이 현대차 정규직원으로 채용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여기에 더해 현대차는 내년까지 2천명을 추가로 채용하겠다고 했다.

이 외에도 이런저런 소소한 문제도 일괄적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아산·전주공장 하청지회는 이미 조합원총회를 통해 만족을 표했다.

하지만 유독 울산지회만 조합원 투표를 통해 특별협의안을 두 차례 거부했다. 그리고 세 번째 찬반투표가 치러진다. 만약 이번 투표에서도 또다시 부결되면 부지하세월의 기나긴 세월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는 더 이상 밀고 당길(밀당) 여지가 없다는 것은 특별협의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의 한결 같은 생각이라는 전언(傳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투정도 너무 지나치면 탐욕이 된다. 기업경쟁력에 걸림이 되는 부분을 제거하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한 것을 잘못 이해하고 ‘끝까지 버텨보자’는 선동에 휘둘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을 경우 뜻밖의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 더구나 “왜 사내하청에서만 현대차 직원을 뽑느냐? 그 사람들이 우리 보다 더 나은 게 뭐냐?”는 청년구직자들의 볼멘소리가 팽배한 현실을 감안하면 하루 빨리 종결을 짓는 것이 뭇매를 피하는 길이다. 시쳇말로 더 줄 것도 더 받을 것도 없다는 게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다. 빨리 마침표를 찍고 일자리 지키기에 매진하길 바란다.

<이주복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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